오바마 "에티오피아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 발언 논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8 09:17:57


오바마 "에티오피아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 발언 논란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독재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라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에티오피아의 역사와 이 나라가 겪었던 역경들에 매우 유념하고 있다"면서 "(에티오피아의) 선거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탄생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회견 발언은 지난 5월 말 에티오피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이 의석을 100% 석권한 데 대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지 두 달 만에 나온 것이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인권감시단체들에 따르면 5월 총선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야당 후보들의 등록을 방해하고, 돈과 지지자들을 동원했으며, 평화시위마저 불허하거나 참가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언론인들을 위협하거나 체포하고 언론사들의 문을 닫았다고 이들 단체는 전했다.

당시 미국 외교관들도 투표 참관인 신청을 거부당했고, 오직 아프리카연합(AU) 선거감시단만 참관을 승인받았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주 브리핑에서"에티오피아 총리는 100% 투표로 선출됐다. 공식 논평에서 밝혔듯 투표 절차의 진정성에 다소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며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상황 개선에 대한 요구도 내놨으나 부드럽게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 국내외 비판을 자초했다.

데이비드 크레이머 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에티오피아 정권은 매우 억압적"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로 이야기한 것은 그곳의 진짜 상황을 잘못 전달한 것이자, 인권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현지인들의 사기를 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워싱턴 지부장인 세라 마곤은 "광범위한 폭력이나 노골적인 부정투표는 없었을지 몰라도 최근 에티오피아의 투표는 전혀 민주적인 선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체포됐다가 최근 풀려난 현지 언론인 리요트 알레무(35·여)는 "에티오피아는 오바마 대통령과 국제사회 앞에서 그들이 민주적이고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며 에티오피아 정권을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의 인권 문제를 '속시원히' 꼬집지 않은 것은 이 나라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 격퇴와 남수단 종족 갈등에서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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