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동투' 장진호 전투 기념비 美버지니아에 세운다

미해병 1사단, 혹한속 사투 벌여 10배 달하는 중공군 12만명 남하 저지
피란민 10만명 '흥남철수'에 결정적 기여…"숭고한 희생 잊지 말아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7 23:30:01

`불멸의 동투' 장진호 전투 기념비 美버지니아에 세운다

미해병 1사단, 혹한속 사투 벌여 10배 달하는 중공군 12만명 남하 저지

피란민 10만명 '흥남철수'에 결정적 기여…"숭고한 희생 잊지 말아야"



(콴티코=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한국전쟁 정전 62주년을 맞아 미국 전쟁사에 '불멸의 동투(冬鬪)'로 기록된 장진호 전투를 기리는 기념비가 미국 버지니아 주에 세워진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 버지니아 주 콴티코 시 해병대 박물관에서는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수석부의장과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장진호 전투의 주역으로 꼽히는 스티븐 옴스테드 미 예비역 중장과 리처드 캐리 예비역 중장 등 생존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진호 전투 기념비 기공식이 열렸다.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건립되는 기념비는 8각 모양에 2m 높이로, 꼭대기에는 장진호 전투가 전개됐던 함경남도 장진군 고토리 지역을 기리는 의미의 '고토리의 별'이 장식된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26일부터 12월11일까지 17일간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 1만5천여 명이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전투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군이 벌였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세계 2대 동투로 꼽힌다.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 미 10군단이 38선을 넘어 동해안을 따라 북진하는 과정에서 인천에 대기 중이던 1만5천 명의 해병 1사단 병력은 북한 임시수도였던 강계를 직접 공략하기 위해 한반도 남쪽을 한 바퀴 돌아 원산에 상륙했다.

제7보병사단 3천여 명과 카투사 800여 명, 영국 해병 특수부대 200여 명과 함께 진군하던 해병 1사단은 장진호 부근 개마고원 협곡에서 매복 중이던 중공군 제9병단의 12만 명에 의해 포위돼 전멸의 위기를 맞게 됐다.

해병 1사단은 식량보급이 끊어지고 극한의 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려 10배에 가까운 중공군에 맞서 17일간 처절한 사투를 벌였고, 뒤늦게나마 미국 공군과 해군의 지원을 받아 이중 삼중의 중공군의 포위망을 가까스로 돌파해냈다.

이에 따라 당시 압도적 수적 우위를 과시하던 중공군 12만 명의 남하가 저지됐고 지원군이었던 국군 1군단과 미 10군단 4만여 명, 차량 1천750대와 함께 북한 주민 10만여 명이 흥남부두를 통해 성공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피란민들의 흥남부두 철수장면은 한국영화 흥행작 '국제시장'의 초반부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전투과정에서 중공군 10개 사단 중 7개 사단이 '궤멸적 타격'에 가까운 전력 손실을 보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미 해병도 전체 병력 1만5천여 명 가운데 4천500여 명이 전사하고 7천500여 명이 부상을 입어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도 평가되고 있다.

당시 해병들은 전투현장이었던 장진군 고토리에서 눈보라가 그친 밤에 밝은 별이 뜬 뒤 포위망을 뚫은 것을 기리기 위해 '고토리의 별' 장식을 배지로 달고 있다.

해병1사단 소속 이병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옴스테드 예비역 중장은 "중공군의 수가 우리보다 10배가 많은 상황에서 식량보급이 끊어지고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전우애와 2차 세계대전을 겪었던 분대장급 지휘관들의 통솔력 덕분에 그 어려운 혹한기 전투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브루스 우드워드 장진호 기념비 추진위원장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 가운데 하나인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건립해 이번 전투에서 희생된 많은 미국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굳건한 한·미 동맹의 표상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념비 건립 총 사업비는 60만 달러이며, 추진위원회 측은 한국 정부의 지원과 자발적 기금모금을 통해 재원을 충당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기념비 건립을 위해 예산 1억5천만 원을 전달한 데 이어 내년도 완공 때까지 1억5천만 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새누리당도 이번 기념비 건립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부족한 기념비 예산을 모금하는 일을 우리 당이 벌이겠다"며 "늦게나마 희생자와 부상자들에게 우리가 감사로 보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념비의 정식 명칭은 '장진호(초신) 전투에 참전한 유엔군 기념비'로, 초신은 장진(長津)의 일본어 발음(ちょうしん)을 영어식(Chosin)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당시 한반도 지도가 일본판밖에 없어 참전 미군들이 장진을 '초신'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기념비 추진위원회 측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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