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왔다" 오바마 방문에 들뜬 아프리카
흥분한 케냐인들에 이어 에티오피아인들도 큰 기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7 11:13:57
"우리 아들 왔다" 오바마 방문에 들뜬 아프리카
흥분한 케냐인들에 이어 에티오피아인들도 큰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아프리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케냐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에티오피아로 건너갔다.
케냐 국민은 부친의 모국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우리의 아들'이라고 자주 불렀다.
하지만 케냐를 떠나기 전 오바마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연설은 아들이라기보다 정이 많고도 엄격한 아버지의 목소리였다고 NYT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케냐인의 삶 구석구석을 지배하는 암으로 규정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청중 가운데 한 명인 시몬 오우도(25)는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실업자"라며 "일자리가 많지만 돈 내고 사야 하는 처지가 우리를 괴롭히는 부정부패"라고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식민 잔재의 청산과 그에 따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잠재력도 역설했다.
그는 "영국 군대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우리 할아버지는 어른이 됐음에도 '보이'로 불렸다"며 "오늘날 젊고 야망 있는 케냐의 젊은이들은 더는 우리 할아버지처럼 외국의 주인을 모시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내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좋은 교육을 받고 기회를 찾기위해 케냐를 떠날 필요가 없다. 케냐의 발전, 여러분의 잠재력으로 바로 이곳에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양성평등과 같은 가치도 실현되기를 고대했다.
현실을 비관해 냉소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일부 있었으나 대다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솔로몬 무지바네(49)는 "우리는 모두 오바마를 믿고 자랑스러워 한다"며 "오바마가 지적한 부패를 우리 지도자들이 새겨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케냐인을 위해 열렸으나 그 울림이 아프리카 대륙의 작은 마을 하나하나에까지 퍼졌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케냐의 열풍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가 부풀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학생 다위트 베티(25)는 "국제사회에서 너무 오래 잊힌 에티오피아에 미국 대통령의 방문은 새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의 인권운동가 엘라니 젬베레는 "오바마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할 때 찾아온다"며 "오바마가 선거제도 개혁, 민주주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으면 좋겠다"고말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에티오피아의 집권당이 언론인, 활동가, 야당 정치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권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100% 가까운 몰표를 얻었다.
대학교수 마리오 아퀼라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샤바브를 격퇴할 방안을 논의하러 온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서 일단 27일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 수단의 정상, 아프리카연합(AU) 의장과 회담을 열기로 했다.
종족 갈등에 따른 내분으로 2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한 남수단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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