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서 '산부인과 입원환자 전담의' 고용 급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7 01:09:12
미국 병원서 '산부인과 입원환자 전담의' 고용 급증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병원에서 유사시 소속 산부인과 전문의를 대신해, 입원 환자의 출산을 돕는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입원환자 전담 전문의)가 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2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산부인과병원협회에 따르면, 10년 전 미국 전역에서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한 곳은 10곳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250곳으로 늘었다.
새벽에라도 간호사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맡은 환자의 출산을 위해 병원으로 달려와야 했던 주치의들은 늘 병원에 대기하는 호스피탈리스트 덕분에 일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는 해산 또는 분만을 뜻하는 영어 단어 레이버(Labor)에서 따온 '레이버리스트'라고도 불린다.
병원에 하루 24시간 또는 야간·주말 전담 형태로 고용된 이들은 출퇴근하는 병원 소속 산부인과 전문의 대신, 응급 상황에서 산모의 분만을 돕고 산과(産科) 진료도 한다.
산과 전문의에게 응급전문의가 하는 일을 맡긴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환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삼는 병원의 방침과 증가하는 응급 상황에 따른 응급지원의의 고충 토로 등으로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는 급증하는 추세라고 USA 투데이는 평했다.
임신 이후 꾸준히 상담해온 주치의와 쌓은 '익숙함' 대신, 낯선 의사에게 출산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나 장시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분만할 수 있다는 '유용함' 덕분에 산모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출산 과정의 문제는 매우 빠르게 진행돼 분만이 20분 이상 지체되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문가들도 잘 알기에 언제든 병원에 대기하는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는 의사와 환자, 병원의 기대를 모두 충족하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의료 과실을 줄이려는 병원의 목표, 환자 진료와 처방 대신 수술과 같은 수련으로 돈을 벌고 싶어하는 산과 전문의들의 소망, 과중한 업무를 덜고 싶은 병원 소속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바람이 합쳐진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산부인과 저널은 산부인과 호스피탈리스트가 늘면서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지역 병원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39%에서 33%로 낮아지고, 그에 따라 산모가 병원에서 머무는 기간도 줄면서 의료비 지출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편리함과 안전성에도 주치의로서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수개월, 수년간 의무감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전통적인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USA 투데이는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내과와 외과를 중심으로 병원급 이상 진료기관에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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