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냉전 최고의 설전 '부엌논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4 05:00:00


냉전 최고의 설전 '부엌논쟁'







(서울=연합뉴스) 1959년 7월24일, 소련 수도 모스크바. 미국무역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은 리처드 닉슨 미국 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 말 사회주의 진영의 심장부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무역박람회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한 달 전에는 미국 뉴욕에서 소련무역박람회가 열렸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진영 간 갈등이 고조되자 양대 '슈퍼 파워'인 미국과 소련이 화해의 제스처로 상대국에서 무역박람회를 열기로 한 것이었다.

박람회를 열었다고 곧바로 화해 분위기가 연출되진 않았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닉슨과 흐루쇼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논쟁을 촉발시킨 것은 박람회장에 전시된 부엌 모델이었다.

닉슨은 박람회장에 있는 것과 같은 식기세척기를 갖춘 집을 미국 노동자가 쉽게 살 수 있다고 자랑했다. 흐루쇼프는 러시아 노동자 역시 그런 집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소련 집이 미국 집보다 더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의 집들은 20년밖에 견디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튼튼하게 집을 만듭니다. 아이들과 손자들을 위해 집을 짓거든요." (흐루쇼프)

닉슨도 이에 지지 않고 응수했다.

"미국의 집들은 20년 이상 오래가지만 미국인들은 20년이 지나면 새 집과 부엌을 원합니다." (닉슨)

두 사람의 가시 돋친 논쟁은 컬러TV, 삶의 질 문제로까지 확대됐고 고성과 삿대질까지 오갔다.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자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은 정치, 군사 분야에서 사회, 과학, 문화 전 분야로 확대됐다. 닉슨과 흐루쇼프의 설전은 '부엌 논쟁'(Kitchen Debate)이라 불리며 냉전시절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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