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도소 의문사' 체포장면 공개…경찰이 테이저로 협박(종합)

동영상 편집 의혹 증폭…텍사스 공공안전국 "기술적인 문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2 22:53:07


미 '교도소 의문사' 체포장면 공개…경찰이 테이저로 협박(종합)

동영상 편집 의혹 증폭…텍사스 공공안전국 "기술적인 문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교통 단속에 걸려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숨진 미국 20대 흑인 여성의 체포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관이 이 여성을 테이저건(전기충격기)으로 협박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어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국이 동영상을 편집했다는 의혹마저 일어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은 지난 10일 휴스턴 인근 프레리뷰 A&M대학 학생지원센터로 출근하던 흑인 여성 샌드라 블랜드(28)가 체포되는 과정을 담은 순찰차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주 경찰관인 브라이언 엔시니아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꿨다는 이유로 블랜드의 차를 멈춘게 한 뒤 다가가 "매우 화가 나 보인다"며 말을 걸었다.

그가 불쾌감을 표시하는 블랜드에게 퉁명스럽게 "담배를 끄지 않겠습니까"라고 요구하자, 블랜드는 "내 차 안에 있는데 담배를 꺼야 할 이유가 없다"라며 맞섰다.

이어 차 밖으로 나오라는 자신의 요구를 블랜드가 거절하자 엔시니아는 "밖으로 끌어내겠다"며 차 문을 열고 몸싸움을 벌이다 테이저건을 꺼내 겨누면서 "쏘겠어"라고 외쳤다.

차 밖으로 끌려나와 수갑을 찬 블랜드는 경찰관에게 욕을 퍼붓다가 "나는 간질 환자다"라고 주장했지만, 엔시니아는 "좋아"라고만 응수했다.

엔시니아는 체포보고서에서 "블랜드는 호전적이고 비협조적이었다. 차 밖으로 끌려나와 수갑을 찬 뒤에도 팔꿈치를 휘둘렀다"라며 "수갑을 채운 것은 경찰관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으며, 그가 팔꿈치를 휘두르고 발로 내 정강이를 걷어찼다"고 적었다.

하지만, 체포보고서에는 담배를 둘러싼 말다툼과 테이저건 사용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되지 않았다.



영상이 공개되자 주 상원의원인 로이스 웨스트(민주)는 기자회견에서 "체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영상을 본 사람은 내게 동의할 것"이라고 했고, 주 하원의원인 헬렌 기딩스(민주)도 "이 젊은 여성은 지금 살아있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녹화된 비디오(동영상)와 녹음된 오디오(대화)가 일치하지 않는 점은 의도적인 편집 의혹을 불렀다.

NBC 방송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작가인 벤 노튼의 지적을 바탕으로 당국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집중 부각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전체 52분짜리 동영상에서 녹화 25분 무렵 견인차 기사가 자신의 차 바깥으로 나오는 장면이 찍혔고, 15초 후에도 같은 장면이 몇 번이나 반복됐다.

32분 무렵에도 좌회전을 하려던 흰색 자동차가 도로 위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뒤 다시 나타나는 등 동일한 장면이 반복됐다.

같은 화면이 몇 차례나 재생됐으나 경찰관의 목소리는 끊기지 않고 그대로 녹음됐다.

미국 흑인의 인권 운동을 다룬 영화 '셀마'의 메가폰을 잡은 에바 두버네이 감독은 트위터에서 "나는 밥벌이로 영상 편집을 하는데,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본 누구라도 영상이 편집됐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쓰고 비전문가도 눈치챌 정도라고 강조하며 편집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침묵하던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은 22일 오전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라면서 동영상을 편집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반박했다.

경찰 당국은 블랜드가 지난 13일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규정했지만, 텍사스 주 월터카운티 지방검찰청의 엘턴 매티스 검사는 "해결되지 않은 여러 의문점이 있다"며 살인사건으로 간주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이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유족들은 독립기관의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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