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영국 노동당 당수 경쟁서 강성 좌파 돌풍
反긴축 내건 노조 출신 코르빈 의원 선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2 19:41:18
총선 참패 영국 노동당 당수 경쟁서 강성 좌파 돌풍
反긴축 내건 노조 출신 코르빈 의원 선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지난 5월 총선에서 참패한 영국 노동당의 당수 경쟁에서 반(反) 긴축을 표방한 '강성 좌파' 제레미 코르빈(66) 의원이 선두를 달리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최근 실시한 노동당원과 등록된 지지자, 노조 지지자 등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결선투표에서 코르빈 의원과 앤디 번햄(45) 의원의 득표율이 53%, 47%로 예상됐다.
가장 선호하는 후보에서도 코르빈 의원이 4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번햄 의원이 26%, 이베트 쿠퍼(46·여) 의원이 20%, 리즈 켄달(44·여) 의원이 11% 등이었다.
총선에서 노동당 지지를 선언한 일간 가디언은 여론조사 결과는 "반(反) 긴축 정책 브랜드를 단 코르빈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은 노동당에 충격을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당수에 도전하려면 최소 35명의 의원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코르빈 의원은 마감 직전에서야 가까스로 신청서를 낼 수 있었다.
노동당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총리 특별자문직을 지냈던 존 맥테넌은 BBC 프로그램에서 "이런 결과는 노동당에 재앙이다. 다른 후보들이 '누가 코르빈에 대항할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후보 철회 및 다른 후보 지지를 촉구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22일 노동당의 한 모임에서 "노동당이 가야할 길은 과거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의 '제3의 길'은 노동당이 중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게 요지다.
코르빈 의원은 당내 강성 좌파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보수당 진영에선 '골수 좌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가 밀어붙이는 긴축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지난 5년에 이어 앞으로도 긴축을 지속하면 영국의 복지 수준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지경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코르빈 체제 노동당은 제3당인 스코틀랜드독립당(SNP)과 연대해 보수당의 긴축을 저지하는 에 강력한 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00억파운드를 조성해 대학 수업료를 면제하고 서민층 가정의 대학생에게 생활보조금으로 주는 교육지원금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원은 연소득 5만파운드 이상의 부유층에게 국민보험(NI) 부담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으로 삼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NHS(국민건강보험) 같은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반대 캠페인을 벌여왔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시리아 공습에 반대하고 핵무기 철폐를 지지한다.
전기기사의 아들인 그는 공공부문 노조단체인 옛 전국공무원노조(NUPE)의 상임 활동가로 일한 노조 출신 인사다. 1983년 총선에서 당선된 이래 20년 넘게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데이비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의 후임은 오는 9월 선출된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