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가 사랑한 첫 문장·발칙한 생물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2 09:08:27

내가 사랑한 첫 문장·발칙한 생물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 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대표가 자신의 독서이력 등을 토대로 다양한 세계 문학 작품의 첫 문장에 대한 품평회를 펼친다.

품평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전제는 그가 뽑아낸 소설들과 첫 문장에 대한 감상평의 존중이다. 탄탄한 독서량을 토대로 한 작품 해석과 독특한 접근 방식이 책 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윤 씨가 생각하는 좋은 첫 문장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며, 이후 전개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는 문장이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의 단편 소설 '날개'가 우선 그 조건에 맞닿아있다. 첫 문장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을 때 이 소설의 끝인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의 의미가 독자에게 보다 풍성해질 수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 첫 문장이 매혹적인 23편의 문학작품을 추려내 자신의 독법으로 풀어냈다.

문학 비평가들의 전문성과 깊이를 따라갈 수야 없겠지만, 일반 독자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친절한' 눈높이가 강점이다. 각자가 읽은 고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책장을 들춰보게 만들거나 새롭게 도전해볼 의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여름휴가 필독 리스트로 추천할 만 하다.

저술가로도 잘 알려진 윤 씨가 8년째 운영해온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은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작은 헌책방이다. 독서모임과 공연 등 지역민들의 문화 행사 장소로 입지를 넓히면서 어려운 중소서점들의 대안 모델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MY. 384쪽. 1만3천원.





▲ 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과학 이야기를 풍요로운 우리말로 풀어내는 솜씨를 인정받아온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다채로운 우리 주변의 작은 동·식물의 생태를 엮었다.

저자가 교수신문에 연재해온 글들을 엮어 앞서 출간한 '괴짜 생물 이야기'에 이은 후속편이다. 알을 보호하는 문어의 모성애와 배가 고프면 자기 꼬리를 무는 갈치, 생물이다 무생물이다를 반복하는 감기 바이러스 등 흥미로운 생태 현상들을 알기 쉽게 풀었다.

저자는 고유의 우리말 표현을 과학서 서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용천지랄'(꼴사납게 마구 법석을 떠는 일), '야마리'(마음이 깨끗하고 부끄러움을 안다는 뜻의 '얌치'를 속되게 표현한 말로 한자어 '염치'와 유사어) 등 우리말 쓰임도 맛깔스럽다.

을유문화사. 30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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