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힐러리-부시 대결 원하는 이유…"美민주주의에 역공 노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1 17:20:39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中이 힐러리-부시 대결 원하는 이유…"美민주주의에 역공 노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민주화 문제와 관련한 비판을 맞받아치기 위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전 국무장관과 젭 부시(공화당)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맞대결을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1일 '왜 중국이 젭-힐러리 대결을 바라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2016년 미국 대선을 전임 대통령 가족 간의 '족벌 대결'로 규정하고 싶어한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세계 민주주의 주도국이자 인권 수호국을 자처하는 미국은 중국 정치체제가 비민주적이며 군주제적 리더십에 기대고 있다고 꾸준히 비판해왔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인 젭 부시의 대결이 성사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권력의 대물림 문제를 꼬집으며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역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많은 중국 언론들, 특히 관영 매체들이 당내 경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힐러리-부시 대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신화통신과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관영 언론들은 케네디와 루즈벨트, 해리슨 등 미국의 유명 정치 가문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미국의 족벌 정치 문제를 언급했다.
중국 개혁성향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기자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중국 미디어를 연구하는 팡커청(方可成)은 "중국 언론 상당수가 차기 미국 대선을 '클린턴 2.0'대 '부시 3.0'의 대결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유행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기존 집단 지배체제가 '1인 지배'로 바뀌고 있다는 최근의 관측과 의혹을 무마하는 데에도 '힐러리-부시' 대결이 필요하다고 폴리티코는 꼬집었다.
'미국식 족벌 정치'에 대한 비판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 대한 관심을 흩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다만 시 주석이 중국의 8대 혁명 원로 가운데 하나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아들로 태자당(太子黨·중국 혁명 원로와 고위 지도자들의 자녀)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이런 '족벌정치' 비판이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 정치의 '결함'을 계속 부각시키고자 하며 이는 권위주의적인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을 확립하려는 의도와 연결돼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시각에서 미국 정치체제는 불안정하다. 선거는 돈에 좌우되고 특정 가문들이 권력을 나눠가지며 버락 오바마와 같이 행정 경험이 부족한 정치인이 벼락스타로 떠올라 대통령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밑바닥부터 꾸준히 경력을 쌓고 능력을 입증해온 '준비된' 정치인이 대권을 잡는다. 또 정권 차원에서 부패 척결에 나서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논리다.
폴리티코는 이런 대비구도를 통한 '반(反)민주주의 논리'를 만드는 데에 관영언론들 뿐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 등을 통한 정치선전도 동원되고 있으며, '힐러리-부시' 대결은 여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소재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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