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사용 라트비아 대통령 비판 여론에 곤혹

국가언어위원회 러시아계 대통령에 "라트비아어만 쓰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9 23:19:45

러시아어 사용 라트비아 대통령 비판 여론에 곤혹

국가언어위원회 러시아계 대통령에 "라트비아어만 쓰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국가수반 자리에 오른 라이몬즈 베이오니스 라트비아 대통령(49)이 언어 문제로 곤란한 처지에 처했다고 '로시이스카야 가제타' 등 러시아 언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라트비아 국가언어위원회가 자국 내 러시아계 주민이나 기자들과 러시아어로 소통하는 베이오니스 대통령의 언어 습관을 비판하면서 라트비아어만을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드레이 베이스베르그스 언어위원회 위원장은 특별 성명까지 발표해 대통령이 라트비아어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 선출 당시 '기자들과 회견할 때 질문을 하는 언어로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베이오니스는 지금도 러시아계 기자들과는 러시아어로 소통하고 있다.

옛 소련 시절 라트비아와 가까운 러시아 서북부 도시 프스코프에서 군인이었던 라트비아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읽어주는 러시아 대문호 푸슈킨의 동화를 들으면서 자랐다고 공공연히 밝힐 만큼 러시아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러시아어를 라트비아어나 마찬가지로 모국어처럼 구사한다.

하지만 라트비아 민족주의자들은 이같은 대통령의 언어 습관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고 서구화 노선을 걷고 있는 라트비아의 국가 정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베이오니스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라트비아 정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환경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거쳐 지난 6월 초 의회 간접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베이오니스는 주위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고집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라트비아에는 지금도 여전히 상당수 러시아계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라트비아 정치인들과 자주 충돌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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