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화 "다작의 에너지는 새로움을 즐기는 데서 나오죠"
자신의 회고전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참석차 방한
올해 초 제주도에 별장 구매…"한국 방문하면 고향에 온 느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7 16:55:45
런다화 "다작의 에너지는 새로움을 즐기는 데서 나오죠"
자신의 회고전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참석차 방한
올해 초 제주도에 별장 구매…"한국 방문하면 고향에 온 느낌"
(부천=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여태껏 영화에 참 많이 출연했습니다. 제게는 여러 역을 동시에 연기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요. 영화마다 현장 상황과 같이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 모두 다르잖아요. 이런 새로운 현장과 상황을 즐깁니다. 그래서 매년 다른 나라에 나가서 영화를 찍기도 해요. 올해는 프랑스, 작년에 독일, 재작년에 한국에서 영화를 찍었죠."
2012년 한국영화 '도둑들'에 출연한 홍콩의 누아르 스타 런다화(任達華·임달화)는 17일 부천 고려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1955년생으로 올해 60세인 런다화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젊은 외모와 에너지, 패션·유머감각을 지닌 배우였다.
패션모델 출신이기도 한 그는 이날 흰색 반소매 티에 청색 조끼를 걸치고, 흰 바지에 하얀 운동화로 한껏 멋을 냈다. 구릿빛 피부에 군살 하나 없이 다부진 몸매에 걸친 시계가 돋보였다.
런다화는 "나는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주일에 영화를 적어도 네 편 이상은 본다고 소개했다. 영화 관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도 했다.
1980년 홍콩에서 데뷔한 런다화는 여태껏 20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폭력조직 삼합회의 보스, 냉혹한 킬러 등의 악역부터 경찰, 아버지, 귀신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번에 자신의 회고전이 열리는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훌륭한 배우 좋은 사람, 임달화'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회고전을 통해 'PTU', '흑사회', '천공의 눈', '세월신투', '어둠 속의 이야기: 미리야', '충봉차' 등 그가 출연했거나 연출한 작품 여섯 편이 상영된다.
이 가운데 '천공의 눈'(2007)은 한국영화 '감시자들'의 원작이고, '어둠 속의 이야기: 미리야'(2013)는 런다화가 감독으로 첫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충봉차'(2015)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여섯 편 모두 제가 직접 골랐어요. 한국 관객들이 저에 대해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제 영화를 본 한국 관객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무척 기대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회고전은 저 자신에게 중요해요. 앞으로 제가 배우와 감독으로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겠죠.
그는 홍콩과 한국의 영화제작 환경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제가 지금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도 영화를 찍어봤는데 한국과 홍콩 스태프들이 가장 부지런하고 열심이었어요. 열정과 프로의식이 감탄스러울 정도죠. 홍콩의 영화산업이 침체에 빠진 주된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홍콩에서 영화를 찍을 때 고생이 많습니다. 한국처럼 장르별로 뛰어난 감독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워요."
런다화는 세계적인 배우지만, 그가 국내에서 얼굴을 알리고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계기는 2012년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영화 '도둑들'이 아니었다면 저 자신을 이렇게까지 한국에 알릴 기회가 없었을 거에요. 내일 최동훈 감독님과 '도둑들' 출연 배우들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최 감독님의 영화가 이번에도 대박 나기를 바랍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도둑들'에서 자신과 키스장면을 찍은 여배우 김해숙을 언급하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드라마에 함께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런다화는 올해 초 제주도에 별장을 살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다.
"올해 초 제주도에 세 번째로 방문해 별장을 샀어요. 휴가 갈 때마다 사용할 계획입니다. 한국을 방문하면 고향에 온 느낌이 들어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마늘을 잘 먹어서인지 김치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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