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BBC에 칼 빼든 영국 정부…대대적 개혁 예고
규모·재원마련 등 근본 검토키로…BBC "英국민에 나쁜 일" 반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7 09:50:37
벼르던 BBC에 칼 빼든 영국 정부…대대적 개혁 예고
규모·재원마련 등 근본 검토키로…BBC "英국민에 나쁜 일" 반발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공영방송 BBC 개혁을 별러온 영국 보수당 정부가 BBC의 조직규모와 재원마련 등 전반적인 운영방식에 대수술을 예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에 따르면 존 위팅데일 영국 문화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지난 10년간 BBC의 규모와 방송범위가 엄청나게 확대됐다면서 심도 있는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는 BBC의 서비스와 콘텐츠, 재원조달 방식, 지배구조, 규제 방식 등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위팅데일 장관은 "(모두가 수신료를 내는) 보편성의 개념이 여전히 타당한지가 조사의 핵심 중 하나"라면서 "여러 선택지를 가지고 BBC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제공해야 하는지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BC에서 기대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건들이 발생함에 따라 BBC의 경영방식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유명 앵커 지미 새빌의 성범죄, 1억 파운드 짜리 디지털미디어 사업 실패, 퇴임 임원에 대한 막대한 퇴직금 지급 등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팅데일 장관은 가구당 일괄적으로 145.50 파운드(약 25만원)를 내는 수신료 제도가 서민층에 부담이 되는 역진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필요에 따라 BBC를 시청하는 방식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팅데일 장관의 발표는 내년말 BBC의 법적 존립기반인 국왕칙허(Royal Charter) 갱신을 앞두고 나온 정부의 방침이다. 1927년 발표된 국왕칙허는 BBC의 목적과 권한, 의무, 조직, 정부 지원 등을 총괄 규정하며 10년마다 갱신된다.
BBC는 성명을 내고 "정부 방침은 매우 약화되고 축소된 BBC를 예고하는 것 같다"면서 "이는 영국인에게 나쁠 뿐만 아니라 90년 넘게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아온 BBC의 모습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BBC는 논의의 시작은 BBC가 국내외에서 영국을 이롭게 할 방법이 돼야 한다면서 BBC가 정치인이나 직원이 아닌 대중의 소유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5월 총선에서 압승한 뒤 BBC를 신랄하게 비난해온 위팅데일을 문화장관으로 지명하며 BBC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보수당은 BBC가 노동당 편향 보도를 한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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