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한국사위' 獨드레스덴 시장 "다문화 포용"
한국인 성악가 부인과 찍은 가족 사진 선거포스터 내걸고 당선
"외국인 이주자 통합 도시로 이끌겠다…외국인혐오증 배격해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7 05:00:05
[단독] '한국사위' 獨드레스덴 시장 "다문화 포용"
한국인 성악가 부인과 찍은 가족 사진 선거포스터 내걸고 당선
"외국인 이주자 통합 도시로 이끌겠다…외국인혐오증 배격해야"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의 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신임 시장이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서면인터뷰에서 독일 통일의 경험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밝혔다.
한국인 성악가가 부인인 자유민주당(FDP) 소속의 힐버트 시장은 최근 가족사진을 선거포스터로 내걸고 다문화 포용을 앞세워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과거 동독 지역의 발전 모델도시이지만 반(反) 이민 운동의 거점이라는 다소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드레스덴을 외국인 이주자 통합의 도시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이다.
-- 다문화 통합의 관점에서 시장선거 승리 요소를 평가한다면.
▲ 선거운동때 우리사회의 분열을 극복하길 원한다고 내내 설명했다. 매우 다른 문화 배경의 시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과 함께사는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 외국인 통합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이 지지 받은 요인이 됐다고 본다.
-- 드레스덴은 옛 동독의 대표적 발전 모델도시다. 그런 성취의 가장 주된 요인은 무엇인가.
▲ 과학과 연구 기능이 많았다. 라이프치히, 로스토크, 포츠담, 예나, 드레스덴, 그리고 작센주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성공한 사례로 회자되는 곳들이다. 빠른 의사 결정을 동반한 현명한 경제정책도 주효했다. 그러나 가장 주요하게는 작센주민들 그 자체다. 이들의 발전 열망과 애향심이다. 작센주를 떠났던 이들이 통독 이후 일자리를 찾아 다시 돌아왔고 그것이 힘이 됐다.
-- 통독 당시 도시 발전의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나.
▲ 산업의 많은 부분이 무너졌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통일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삶의 질을 높여 유럽에서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할지가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
--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나.
▲ 드레스덴 성공의 핵심 배경은 과학이다. 드레스덴 공대에서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과 숙련 노동자들이 배출됐다. 이런 잠재력이 예컨대 반도체 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AMD와 인피니온이 있다. 동시에 다른 도시 발전에 많이 투자했다. 역사기록센터를 다시 지었다. 오염 문제도 현저하게 줄였다. 드레스덴은 삶의 질 면에서 유럽의 여느 도시와도 어깨를 견준다.
--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옛 동·서독의 격차를 말한다. 균형발전의 해소 방안은.
▲ 기본적인 발전 요건들이 매우 달랐다. 통일한 지 25년이 지나 라이프치히, 예나, 드레스덴은 서독 어느 도시보다 발전했다. 오히려 지금은 동서독간 보다는 도농간 발전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 농촌 인구의 도시로의 탈출이 겹쳐있는 문제이다.
--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운동이 번진 이유는.
▲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정부)정책이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운동 참여자들은 많은 경우 공동의 이해와 목표를 가진 이들로 이해되지만 이슬람, 난민정책, 대(對)러시아정책, 하수도정책 등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는 이들로도 파악된다. 이들이 유일하게 공유하는 것은 현존 정치체제와 공직자에 대한 좌절이다.
-- 이러한 운동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 약 2천 명의 잔존 그룹이 과격화 양상을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이들도 우리사회의 한복판에서 함께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가진 두려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되, 동시에 모든 종류의 인종주의와 외국인혐오증을 배격해야 한다.
-- 신임 시장의 다문화 가정과 통합 존중이 그런 증오감정의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 나의 아내는 한국인이다. 그것이 내 경험의 지평을 크게 확장시켜줬다. 그 덕에 나는 외국인들의 비애를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많은 외국인이 이미 드레스덴을 고향처럼 느끼는 것을 보게 된다.
-- 독일 통일 과정의 경험에 비추어 남북한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 통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동, 서독에선 그랬다. 통일의 역사적 기회를 맞았을 때 통일의 신념이 끊어지지 않게끔 노력한 이들이 집단을 이끌고 통일을 성취했다. 세부적인 이행은 크게는 (당대의) 조건들에 달렸다. 또한 명확한 것은 통일은 모든 이들의 연대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이질적 정당간 대연정이 빈번한 독일 정치의 타협적 정치문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 독일은 강력한 중앙(권력)이 있는 정당체제이다. 특히나 대연정 집권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와 소수당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는 그 점에서 두드러지며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의 독일 정치에선 소수정당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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