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으로 산 70년…자이니치, 그들은 누구인가

이범준 신간 '일본제국 vs. 자이니치' 출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6 16:48:48

'조선인'으로 산 70년…자이니치, 그들은 누구인가

이범준 신간 '일본제국 vs. 자이니치' 출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일본 식민 지배 끝 무렵인 1945년 한반도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가 있던 조선인은 200만 명에 이른다. 광복과 함께 많은 사람이 귀국하지만 60만 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 땅에 남겨졌다.

이렇게 일본의 식민 지배를 계기로 일본에 머무르게 된 조선인과 후손, '자이니치(在日)'라 불리는 사람들은 현재 100만 명. 일본 인구의 1%에 달한다.

이들은 원래 '자이니치 조센진(在日朝鮮人)'으로 불렸다. 하지만 광복과 함께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조센진'이란 말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리고 일본과 남북한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이들은 서서히 설 땅을 잃었다.

일본은 자이니치를 외국인으로 만들고 제도적이고 공식적으로 이들을 차별하고 있다.

1952년 일본은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 따라 자이니치의 일본 국적을 없앴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엔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에게만 영주 비자를 줬다. 북한은 국가로 승인하지 않았기에 북한이나 북조선 국적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렇게 일부 자이니치는 외국인 등록상 '조선' 국적을 가진, 사실상 국적 없는 사람이 된다. 이들은 일본 '국민'에서 제외돼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해방 이후 자이니치를 포용하는 데 소극적이었으며 '국민'의 개념에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용기 내 한국을 찾은 자이니치도 우리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외면만 받았다.

논픽션 전문 작가 이범준의 책 '일본제국 vs. 자이니치'는 자이니치에 대한 그의 집중 취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씨는 광복·분단 70주년인 올해에 맞춰 3년에 걸쳐 저서를 기획·제작했다. 2012∼2013년에는 문서와 영상을 수집했고 2013∼2014년에 걸친 410일 동안은 일본 현지에서 취재했다. 일본에서 돌아와서는 취재 내용을 확인하고 정리했다.

그가 녹음으로 남긴 인터뷰 길이는 83시간 32분 46초, 촬영한 사진은 6천240장에 달한다.

자이니치의 기원과 현황,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의 정신적인 고통, 조선 학교와 조선 총련의 실체, 여전히 자이니치를 괴롭히는 '헤이트 스피치'의 실상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 인터뷰는 대부분 발언 내용이 그대로 실렸다.

이씨는 작가의 글에서 "아무런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람을 배제하는 사회에서, 말라 죽지 않고 살아남은 그들의 삶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콤마. 38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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