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로 중동서 재래식 군사력 증강 경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6 14:50:18
"이란 핵타결로 중동서 재래식 군사력 증강 경쟁"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13년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타결된 핵 문제는 중동 지역에서 재래식 군비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란 역시 이를 기회로 군사력 증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국 미국 등 강대국 군수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공영 라디오 방송 NPR,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를 압박하려고 시행해온 무기 금수는 5년 안에, 탄도미사일 보유 제재는 8년 안에 각각 해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란이 무기 구매를 늘릴 것에 대비, 역내 국가들도 재래식 무기 구매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특히 동결된 1천억∼1천500억 달러(114조∼172조 원)로 추산되는 이란 소유 예금 가운데 일부만 군사 관련 분야에 흘러간다면 이란 군사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중동 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 박사는 내다봤다.
이란 핵 문제 해결 직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등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이다.
시아파 맹주 격인 이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온 이들 회원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조기경보체제를 비롯한 통합 방어망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미국의 군사 지원 강화 공약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신 최신 무기를 대량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 무기 거래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윌리엄 하퉁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에 가장 신바람이 난 것은 세계적인 군수업체들이라고 주장한다.
GCC 회원국들이 통합방어체계를 추진하면 "규모만 수백억 달러를 웃돌기 때문에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같은 미사일 방어 관련 미국 업체들만 대박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수백억 달러 규모의 군사 장비를 사들인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들 역시 미제 무기 도입에 다시 열을 올릴 것이라는 게 하퉁 연구원의 예측이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최첨단 전투기와 함정 등도 '중동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의회 일각에서도 이란에 대한 유엔의 무기 금수 해제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일부 의원들은 이란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추종 세력들에 대한 무기 제공을 늘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은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에 대해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는 "이란의 공군, 지대공 미사일 부대, 지상군 등은 노후화했고 실제로 역량 면에서 별볼일없다"면서 "한 마디로 숫자는 많지만 전쟁 수행 능력에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은 경제제재 상황에서도 국방비를 꾸준하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란의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33.5% 증가한 96억 달러(11조 원)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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