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퍼거슨 흑인청년 사망 당시 모습 재현 전시 논란
반인종주의 백인 작가 작품…브라운 가족 "즉각 철거" 요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6 06:45:12
△ (폭스뉴스 화면 캡처)
미 퍼거슨 흑인청년 사망 당시 모습 재현 전시 논란
반인종주의 백인 작가 작품…브라운 가족 "즉각 철거" 요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작년 8월 비무장 상태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사망 당시 모습을 재현한 미술 전시회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남부의 기샤 미술관에서 지난 10일 반(反)인종주의 작가의 전시회가 시작된 가운데, 브라운의 사망 당시 모습을 재현한 설치 미술품을 그의 아버지가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실을 직면하고 깨어나라'(Confronting Truth : Wake Up)는 타이틀의 이 전시회는 뉴올린스의 백인 미술작가 티록 무어(55)가 '백인의 특권의식'을 돌아보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문제의 작품은 브라운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에 맞아 쓰러진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사건 발생 당시 브라운과 똑같은 복장을 한 실물 크기의 마네킹이 길바닥에 얼굴을 댄 채 엎어져 있고, 주위에 경찰의 '접근 금지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다.
이 사실을 안 그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는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며 "혼란스럽고 혐오스럽다"고 반감을 표했다.
브라운의 어머니 레슬리는 "개관 전까지 사진이 전시되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고통이 다시 생생해졌다"고 말했다.
경찰 폭력 반대 운동단체 '위 더 프로테스터스'(We the Protesters) 측도 "예술 작품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반발했고, 소셜미디어에는 비난이 쇄도했다.
미술관 측은 "항의 메일과 함께 살해 협박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쿠클럭스클랜) 단원 30명이 흰 가운을 입고 서 있는 모습,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9명의 이름이 쓰인 남부연합기 등도 전시됐다.
브라운 조형물 뒷벽에는 가수 어샤 키트가 "교회 안 그림에는 하얀 천사 밖에 없다"로 시작되는 노래 '작은 흑인 천사'를 부르는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무어는 "백인의 특권 의식이 빚어낸 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흑인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시회 입장은 무료이며, 한 달 일정으로 계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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