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람'으로 화재 진압…숭실대 연구팀 소리소화기 개발

소리 모아서 국부적으로 방출…바람으로 소리감소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소리바람(sound wind)으로 초기화재를 진압하는 소화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명됐다.

숭실대는 15일 이 대학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 연구팀이 소리바람소화기를 발명하고 초기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불이 났을 때 소리소화기에서 100Hz 이하의 저주파소리를 방출해 소리가 공기를 타고 화재에 도달하면서 산소유입을 차단하고, 동시에 화마 온도를 낮추면서 화재를 진압하는 원리다.

소리소화기의 가능성은 2012년 미국 국무성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두 개의 큰 스피커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리에 의해 불이 진압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제안한 이후 알려졌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의 학생들이 소형가스버너 규모의 화재를 제압할 수 있는 휴대형 소리소화기를 발명해 유튜브에 공개한 바 있다.

배 교수팀은 소리소화기의 스피커 개구면의 면적이 넓을수록 소리출력이 분산돼 제압능력이 약해지므로, 소리를 모아서 국부적으로 방출하는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또 화마와의 거리가 멀수록 화재를 진압하는 소리의 힘이 약해지므로 소리에 바람을 일으키는 소리바람(sound wind) 소화기법을 개발해 소리전달과정에서 소리감소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소화기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핸디형 초기진압용 소화기와, 소방관들이 화재가 초중기로 접어들 때 화마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면서 진압할 수 있는 스틱형 소화기로 나뉜다.

배 교수는 "소리바람소화기는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의 20년 이상 소리기술력이 내재된 발명품"이라며 "기존 소화기에 비해 경제성, 효율성 등에서 특장점이 있으므로 화재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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