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추천 27명…또 서울대·판사·남성이 주류

여성 1명에 학계는 전무…판결 보수화 우려 지적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4 20:48:12

대법관 후보 추천 27명…또 서울대·판사·남성이 주류

여성 1명에 학계는 전무…판결 보수화 우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대법원이 14일 민일영 대법관의 후임으로 각계에서 추천받은 27명의 명단을 공개하자 이번에도 대법원의 '순혈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판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추천되면서 대법관 선정 절차의 출발부터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외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그동안 대법관 후보 피천거자를 비공개에 부쳐왔으나, 이번 민일영 대법관의 후임을 물색하면서 처음으로 그 명단을 공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이 헌법상 부여된 대법관 제청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함으로써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심사 대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전체 27명 중 22명이 현직 판사들이다. 이중 단 3명을 제외한 19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어서 기존의 추천 범주를 거의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조용구(사법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장, 박홍우(12기) 대전고등법원장, 심상철(12기) 서울고등법원장, 이태종(15기)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등 서울대 법대 출신의 현직 고등·지방법원장과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다수를 이뤘다.

추천된 현직 법관 중 강형주(13기)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한 17명이 사법부 내 엘리트 코스인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쳤다.

사법부 밖에서 추천된 이들은 변호사 5명에 그쳐 법조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검사나 검찰 출신 법조인, 교수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재야 법조에서는 장경찬(13기), 황정근(15기), 강재현(16기), 김선수(17기), 이석연(17기)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여성으로는 민유숙(18기)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추천자들의 이런 구성은 현 대법관의 구성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14명 중 김창석 대법관과 박보영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이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또 박보영·김소영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이 남성, 검사 출신인 박상옥 대법관과 변호사 경험이 있는 박보영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이 순수 법관 출신이다.

이런 서울대 법대-판사-남성 일색의 대법관 구성이 대법원 판결의 보수화와 무관치 않다는 법조계 안팎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던 터여서 이번 민일영 대법관 후임에 대한 관심이 컸다.

특히나 양승태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치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대법관 다양화에 대한 요구를 포용하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다양한 성장배경을 지닌 인물이 많이 추천되길 기대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배경의 법관들이 많이 추천된 것은 아쉽다"며 "이들이 얼마나 기본권을 신장시키고 신뢰와 존경을 받을 만한 판결을 많이 했느냐는 잣대로 명단을 검토해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판사 아니면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대법원은 24일까지 법원 내·외부로부터 대법관 후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추천위원회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 개인이나 단체 누구나 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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