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주산성에서 백제 기술로 만든 목곽고 확인

"대가야가 백제와 밀접히 교류했다는 근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4 14:56:15

△ 고령 주산성에서 발굴된 목곽고. <<문화재청 제공>>

고령 주산성에서 백제 기술로 만든 목곽고 확인

"대가야가 백제와 밀접히 교류했다는 근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대가야의 석축산성인 경북 고령 주산성에서 백제 기술로 만들어진 대형 지하 저장시설인 목곽고(木槨庫)가 확인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은 주산성 종합정비계획의 일환으로 6세기 초반 축성된 주산성 내성(內城)에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6세기 중반 식자재를 보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목곽고 유구(遺構)를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주산성 목곽고는 규모가 가로 세로 각 5m, 깊이 2m다. 가로 세로 각 8m, 깊이 3.5m의 정사각형 굴을 파낸 뒤 가장자리에 석축을 쌓고 석축과 목곽 사이와 바닥 위쪽을 1m 이상 점토로 채워넣어 만들었다.

이처럼 목곽고 주변을 점토로 메운 이유는 방수 기능을 강화하고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 목곽고 유구 바닥에서는 나무판이나 짚을 깔기 위해 두께가 약 20㎝인 목판을 격자 모양으로 짜 맞춰 설치한 흔적이 드러났다.



이러한 목곽고는 공주 공산성, 대전 계족산성, 이천 설성산성, 금산 백령산성, 대전 월평동 유적 등 백제 권역에서 주로 발굴됐고, 가야 권역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연구원은 당시 대가야와 백제가 밀접한 교류를 했고, 목곽고에 사용된 도량형이 백제에서 쓰인 남조척(1척=25㎝)이라는 점을 볼 때 백제 기술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목곽고에서는 신라가 대가야를 병합한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인 소토(燒土)와 목탄, 6세기 후반 신라에서 제작된 단각고배(短脚高杯, 짧은 굽다리 접시)편도 출토됐다.



고령군 대가야읍에 위치한 주산성은 흙과 돌을 혼합해 쌓은 성으로 정상부를 둘러싼 내성과 그 바깥에 있는 외성으로 구성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백제 기술이 사용된 목곽고의 확인은 대가야가 554년 관산성전투에서 패한 뒤 친백제 세력에 의해 지배됐다는 학설을 뒷받침한다"며 "대가야 말기의 역사를 복원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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