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합의는 독일의 '조건부 항복'"

FT 칼럼서 "독일, 평판 훼손 우려해 구제금융 합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4 10:04:23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는 독일의 '조건부 항복'"

FT 칼럼서 "독일, 평판 훼손 우려해 구제금융 합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합의 내용을 놓고 '독일의 조건부 항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치먼은 13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이번 합의를 그리스의 굴욕이자 독일의 승리이고, 유럽 민주주의의 분열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누군가가 굴복했다면 그것은 독일"이라고 지적했다.

래치먼은 "원칙적으로 독일은 그리스에 또다시 수백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그 대가로 그리스 정부의 개혁 약속을 받아냈지만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는 합의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것이 독일에게 승리라면 패배는 무얼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비꼬았다.

이번 합의안이 그리스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그는 "터무니없다"며 "그리스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유럽연합(EU)의 비민주적인 속성이 아니라 그리스가 파산상태라는 사실"이라고 일갈했다.

래치먼은 또 "평범한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사람들은 당연히 분개할 것"이라며 "유로존에 가입할 때 그들은 구제금융 조항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세금이 다른 회원국에 가는 일은 없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그리스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는 유로존의 '인색함'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주로 "자국민의 세금이 묶여있지 않은" 다른 나라의 경제학자들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래치먼은 강조했다.

그는 "내가 독일의 납세자라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껴안는 장면을 보고 소름이 끼쳤을 것"이라며 "긴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로서도 유로존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긴축 흐름을 되돌린다는 이기적인 동기가 있었지만 그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독일은 협상 막판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카드를 꺼냈지만 이러한 행동이 EU와 전세계에서 독일의 명성에 치명적이라는 여러 경고를 받고 결국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며 "실제로는 유로가 이미 유럽에 대한 독일의 태도, 독일에 대한 유럽의 태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