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근해 구조 北 '귀순 선원' 송환 놓고 남북 '신경전'
北, 5명 모두 송환 요구…정부, 귀순의사 선원 송환 못 해
내일 판문점서 北선원 송환 접촉 이뤄질 듯…갈등 지속 가능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3 19:01:12
울릉도 근해 구조 北 '귀순 선원' 송환 놓고 남북 '신경전'
北, 5명 모두 송환 요구…정부, 귀순의사 선원 송환 못 해
내일 판문점서 北선원 송환 접촉 이뤄질 듯…갈등 지속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지난 4일 우리 해경이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한 북한 선원 송환 문제를 놓고 남북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측은 구조된 선원 5명 모두를 송환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귀순의사를 밝힌 선원 3명은 북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13일 대한적십자사총재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한 북한 선원 인계 절차에 조속히 호응할 것을 북측에 촉구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지문을 통해 북측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북한 선원) 2명을 송환하고자 여러 차례에 거쳐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음에도 북측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판문점을 통한 인계 절차에 조속히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측이 지난 10일 귀순의사를 밝힌 선원 3명의 인적사항과 가족면회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희망과 자유의사, 그리고 인도적 사안에 대한 국제적 관례를 고려할 때 수용할 수 없음을 이날 통지문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우리 해경은 지난 4일 오후 울릉도 근해에서 침수 중이던 북한 선박 1척과 함께 북한 선원 5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선원 중 3명은 귀순의사를 표명했고, 2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다.
이에 정부는 송환을 원하는 북한 선원 2명을 10일 판문점을 통해 인계하겠다고 통보했지만 북측은 5명 전원의 송환을 요구하며 판문점 접촉을 거부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 선원 송환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2011년 2월에도 한 달 넘게 이런 식으로 남북 간의 협의 기간이 있었다"며 "그때도 역시 마찬가지로 북측은 모두 '돌려보내라'고 요구를 했고, 협의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사람은 우리 쪽에 남는 것으로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으로 북으로 송환한 전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측은 이날 조선적십자 중앙위원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북한 선원 5명 전원을 인계할 것을 또다시 요구하면서 "주민 5명을 넘겨받기 위해 내일(14일) 오전 11시 해당 관계자들이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판문점에 나갈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전했다.
북측은 "'국제관례'를 운운하며 우리 주민들의 인적사항 전달과 가족 면회까지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무시하는 반인도주의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북측이 제시한 14일에 송환을 희망하는 2명만 인계할 방침이나 북측이 이들만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해 남북 갈등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 "오늘 오후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의사를 명백하게 밝힌 3명에 대한 가족 면회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 내일 오전 11시에 북측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2명을 판문점을 통해 인계할 것이라고 구두로 (북측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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