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그리스 파국 면해…3차 구제금융 타결까지 '험로'

그리스 연정 붕괴 위기…15일 개혁법안 표결은 통과 전망
채무 재조정 협상서 독일과 또 충돌할 듯…"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
치프라스, 부채 척결 위한 고강도 개혁 의지 밝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3 17:39:39

△ (브뤼셀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좌)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우)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벼랑끝 그리스 파국 면해…3차 구제금융 타결까지 '험로'

그리스 연정 붕괴 위기…15일 개혁법안 표결은 통과 전망

채무 재조정 협상서 독일과 또 충돌할 듯…"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

치프라스, 부채 척결 위한 고강도 개혁 의지 밝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13일(현지시간)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그렉시트'(Grexit) 파국은 모면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은행들의 파산과 그렉시트 위기를 넘기기 위해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로부터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을 지원 받는 대가로 채권단이 요구한 강도 높은 개혁안을 수용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유로존 정상회의에 앞서 '명예로운 합의'를 이룰 준비가 됐다고 밝혔지만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한시적 유로존 축출' 협박에 채권단의 긴축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무 재조정을 얻어냈지만 부채 탕감(헤어컷)은 거부됐으며 '금지선'으로 설정한 연금과 부가가치세, 노동관계, 민영화 등 4대 부문에서 굴복에 가까운 타협을 이뤄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내부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Left Platform)는 지난 11일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개혁안에 대한 표결에서 17명이 지지를 거부해 치프라스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

40명 선으로 알려진 좌파연대 계열 의원들 가운데 찬성표를 던졌던 의원들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정상회의 안건으로 올린 협상안이 공개되자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따라서 협상 개시의 전제 조건인 부가세 간소화, 세원 확충, 연금 개혁, 민사소송 절차 간소화, 통계청 독립성 보장 등 7개 부문의 입법 처리를 앞두고 집권당의 분열이 예상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1일 표결에서 지지를 거부한 장관 2명을 교체하고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자 내 강경파 40여명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1, 2야당은 전제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렉시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돼 법안은 무난히 처리될 수 있다. 11일에도 전체 300명 가운데 251명이 정부의 개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현재 149명인 시리자 의원 가운데 40명이 탈당한다면 연립정부 붕괴가 불가피하다. 시리자와 손잡은 독립그리스인당(ANEL)은 13석에 불과해 연정은 과반 의석을 잃게 된다.

정계는 시리자의 내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치프라스 총리가 정권을 유지하려면 제2야당인 포타미(17석)나 사회당(13석) 등으로 연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 포타미도 거국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유로존 정상들도 이날 그리스가 채권단과 신뢰를 재건하는 것을 ESM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주요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이 개혁 법안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이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요구해 치프라스 총리는 거국 내각을 구성하거나 반기를 든 의원들의 의원직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방안, 9월께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방안 등을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ESM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 짓기까지도 어려운 길이 놓였다.

유로그룹은 3차 구제금융 규모가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일 것으로 추정했으며 채무 경감 정도에 따라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그룹도 그리스 정부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지만 이는 지난 12개월 동안 그리스 정부의 정책 지연과 대외 여건 악화 등에 따른 것이라며 채권단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채권단은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는 개혁안 협상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그리스와 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3차 구제금융 최종 결정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어려울 것이라며 일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리스가 이 협상을 포기한다면 은행 파산, 실질적 국가부도, 그렉시트 등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리스는 결국 채권단과 타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리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시장 규제 권고안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해 채권단으로부터 350억 유로 규모의 성장 종합계획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구제금융 대가로 혹독한 긴축만 강요받았던 것과 달리 성장을 위한 투자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가 있다.

이밖에 치프라스 총리가 지난 1월 집권 이후 줄기차게 강조한 부패 척결을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이번 협상에서 채권단에 백기를 든 것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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