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협상 터 때문에 안풀리나? 맞은편에 시오니즘 창시자 광장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2 18:23:09


이란핵협상 터 때문에 안풀리나? 맞은편에 시오니즘 창시자 광장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핵협상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나라는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정도로 치면 이스라엘만큼 적대적인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스라엘 강경파는 이란과 핵협상을 할 게 아니라 이란의 핵시설을 미사일과 전투기로 폭격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미 의회의 보수파가 이란 핵협상을 반대하는 데엔 이스라엘과 관계와 미국내 유대계 여론을 고려하기 때문인 탓도 크다.

이란 역시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의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유명한 말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이스라엘에 대한 혐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건국의 이념적 바탕인 현대 시오니즘(유대주의)을 '사탄'이라며 경멸한다.







시한을 세 번이나 넘기며 진통을 겪는 이란 핵협상이 열리는 장소는 오스트리아 빈의 고급호텔인 팔레 코부르크다.

세기의 협상이 타결과 결렬 사이를 줄타기 하면서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이 팔레 코브르크의 '터'때문 아니냐는 웃지 못할 얘기가 협상장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팔레 코부르크 앞 도로 바로 맞은 편에 공교롭게 테오도르 헤르츨 광장이 있기 때문이다.

테오도르 헤르츨은 다름 아닌 시오니즘의 아버지 또는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1860년 헝가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오스트리아 빈대학을 졸업, 기자로 일했다.

그는 빈에서 당시 빈발하던 반유대주의 폭력 사건을 목도하다 1894년 유대인 장교가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드레퓌스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오니즘 운동에 투신한다.

그는 팔레스타인 영토에 시오니즘 국가를 건국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1897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오니스트 대회'를 열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다.그가 1996년 쓴 '유대인 국가'(Der Judenstaat)라는 책은 시오니즘의 선언문으로 평가된다.

헤르츨은 빈에서 일생을 보내고 1904년 이곳 공동묘지에 묻혔다가 이스라엘 건국 직후인 1949년 예루살렘으로 이장됐다. 이스라엘은 그의 묘지가 있는 언덕을 헤르츨 산이라고 명명, 그의 업적을 기린다.

이스라엘의 사상적 지주를 기리는 광장 바로 앞 호텔에서 시오니즘을 가장 증오하는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 문제를 푸는 핵협상이 열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필 두번째 시한이었던 7월7일 이스라엘에선 헤르츨의 11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 테러리즘의 선두인 이란이 서방 열강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핵협상 타결은 세계의 가장 큰 위협인 이란이 핵무장하는 길을 열어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팔레 코부르크 역시 이스라엘과 관련된 곳이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지난달 11일 당시에도 핵협상이 진행되던 이 호텔에서 불법적인 첩보 활동이 벌어졌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WSJ는 전날 러시아 보안전문업체를 인용,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스파이 웨처가 파렐 코부르크를 비롯해 핵협상으로 이용되는 유럽의 호텔 전산 시스템을 해킹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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