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금식 지켜라" IS의 가혹한 처벌…자선가 행세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0 18:11:03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라마단 금식 지켜라" IS의 가혹한 처벌…자선가 행세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슬람권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 금기 사항을 어기는 주민에게 가혹한 처벌을 내리면서도 자선을 베푸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라마단 기간 금욕적 단식은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에게 요구되는 5대 의무 중 대표적인 것이다.

이슬람교도들은 낮 동안 금식을 통해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또 온 가족이 모여 이프타르(일몰 후 단식을 마무리하며 먹는 첫 식사)를 함께 하고나서 이웃, 친척집을 방문해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낮 동안에는 어떠한 음식이나 물도 섭취해서는 안 된다. 담배를 피우거나 성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AP통신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이어지는 라마단 기간 IS가 '잔혹성과 자선'을 동시에 제공하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라마단 때 금식을 어기는 누구에게라도 공개 처벌을 가하지만 가난한 주민에게 빵과 희사품 등을 나눠주는 자선가 행세를 하는 것이다.

이는 IS가 '칼리프'(이슬람 공통체 지도자) 체제의 국가 수립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듯 이슬람 율법의 엄격한 적용을 점령지 통치에 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점령지에서 라마단 기간 금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IS의 최대 점령 도시인 이라크 모술에서는 낮 동안 금식 위반자들은 공개적으로 처벌을 받는다. 이 지역 주민 오마라는 "위반자는 광장에 설치된 철창 안에서 몇시간 또는 며칠간 감금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금식 위반자에게 채찍을 가한다고 현지 주민과 활동가들은 전했다.

이라크 서부 팔루자에서는 사람들이 카페에 모이는 행위가 금지됐으며 흡연과 게임도 허용되지 않는다.

IS는 점령지 남성 주민들에게는 단정한 복장을 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이는 소매 없는 셔츠나 반바지 등의 착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팔루자에서 3명의 자녀를 둔 식료품 잡화상 아흐메드 자심(52)은 "우리는 익숙했던 라마단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잃었다"며 "예전에는 라마단 분위기가 이 도시 곳곳에 퍼졌지만, 지금은 집에서만 머물며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IS 일부 대원은 금식하는 낮 동안 전선에서 전투하는 장면이나 적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총살하고 나서 태연히 이프타르를 하는 장면을 온라인에 올렸다.

동시에 IS는 점령지의 유일한 통치 세력이자 정부 기관으로 행세하며 자선을 베푸는 모습도 보였다.

IS는 정기적으로 라마단 기간 자선 활동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활동가들은 IS 대원들이 쌀과 으깬 밀, 설탕, 식용유 등이 담긴 상자를 주민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금식이 끝날 무렵에는 이슬람사원에서 제공할 대추야자와 주스, 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팔루자 주민에 따르면 IS는 라마단 첫날 양과 소를 도살해 그 고기를 주민들에게 배분했다.

시리아 알레포 지역의 활동가인 바리 압둘 라티프는 IS 대원들이 광장과 이슬람사원에서 무료 이프타르를 준비하거나 조리용 가스통을 시중의 5분의 1 가격으로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IS는 자신들이 점령지를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주민들의 머릿속에 심어주고 있다고 라티프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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