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백기투항' 치프라스…채무재조정 성공할까

'그렉시트'시 경제붕괴 우려 입장 선회…그리스 의회 통과여부 관건
반대급부로 채무경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 추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0 14:45:18


'백기투항' 치프라스…채무재조정 성공할까

'그렉시트'시 경제붕괴 우려 입장 선회…그리스 의회 통과여부 관건

반대급부로 채무경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9일(현지시간) 채권단보다 혹독한 개혁안을 내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은 이날 그리스의 혹독한 개혁안이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에 백기투항한 것이라고 일제히 분석했다. 또 그가 반대급부로 채무경감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제채권단과의 채무협상안을 갑작스럽게 국민투표에 부치면서 협상력 강화를 위해 반대해달라고 호소해 박빙이었던 여론을 상당한 격차의 반대로 돌리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는 불과 5일 만에 그리스 국민의 61%가 반대한 기존 채무협상안보다 더 혹독한 개혁안을 채권단에 보냈다. 그가 제출한 개혁안은 연금삭감과 부가세 개편, 국방비 축소 등으로 2년간 재정지출을 130억 유로(약 15조1천억원)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긴축 규모는 국민투표에 부쳤던 79억 유로 안보다 50억 유로 이상 늘었다.





◇ 치프라스 총리 '백기투항' 배경은

"당의 일부를 잃느냐, 나라를 잃느냐".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이날 게오르게 파구라토스 아테네 대학 교수를 인용, 치프라스 총리의 딜레마를 이같이 정리했다. 파구라토스 교수는 "치프라스 총리는 두 선택지 사이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61%가 추가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진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추가긴축 반대' 입장을 바꿀 수 없지만, 타협을 하지 않으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스 국민의 과반은 그렉시트에 반대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백기투항한 배경에는 그리스 국민의 여론 외에도 그렉시트시 그리스에 닥쳐올 경제적 사회적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했을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당초 그리스는 올해 0.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날 새 추산에 따르면 3% 역성장이 예고됐다. 이는 그리스가 추가로 20억 유로를 긴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10일 그리스 의회에서 새 개혁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다. 신민당이나 사회당, 독립그리스인당(ANEL)은 물론, 자신이 소속된 급진좌파연합(시리자)까지 설득대상이다. 전체 의원 300명 중 시리자내 의원 70여명은 추가긴축조치를 담은새 개혁안에 반대하고 있다.

◇ 그리스 채무탕감·재조정 성공할까

치프라스 총리가 입장을 180도 선회한 배경에는 채무탕감 또는 재조정을 얻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치프라스 총리는 소규모 채무탕감의 반대급부로 백기투항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치프라스 총리는 그의 제1목표였던 채무경감에서 어느정도 협상의 기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석의 배경에는 국제채권단 주요 인사들의 채무재조정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있다.

가장 강경하게 채무탕감의 불법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최대 채권국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그리스 채무의 지속가능성은 채무탕감 없이는 타당하지 않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경감 검토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채무경감 필요성을 시사했다.

투스크 의장은 "그리스가 현실적인 제안을 내놓는다면 채권단 역시 이에 상응해 그리스 채무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래야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그리스 채무의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IMF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그리스 정부의 총부채 규모는 3천173억 유로며, GDP 대비 부채비율은 177%에 이른다.

IMF는 앞서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530억 유로(약 66조원) 가량의 채무탕감을 받아야 채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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