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군비감축' 영국, 나토분담금은 증액키로
나토 위축 우려한 미국의 요구 수용…내년부터 5년간 증액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10 05:52:47
'긴축재정·군비감축' 영국, 나토분담금은 증액키로
나토 위축 우려한 미국의 요구 수용…내년부터 5년간 증액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긴축예산, 군비감축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맨 영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군비 분담금을 늘리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러시아의 군비 확장 등에 맞서 나토의 영향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영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그간 미국 등 서방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영국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당장 올해부터는 아니지만, 내년부터 2020년까지 나토에 대한 군비 분담금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기 이후 영국 내에서 긴축·건전 재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영국 정부의 이번 방침은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 소지가 있다.
특히 영국은 나토가 회원국들에 요구하는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에서 나토 군비 지원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이미 충족하고 있는 터라 국내 비판여론이 비등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8일 하원에서 앞으로 5년간 120억 파운드(약 21조200억 원)의 복지 지출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나토 분담금은 오히려 늘리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오스본 장관은 "당장 올해부터는 아니다"고 단서를 달고서 "내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증액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스본 장관의 발표가 있은 직후 매튜 바전 영국 주재 미국대사는 트위터에 "전 세계의 안보를 유지하는데 영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사석에서 한결같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긴축 재정 방침에 따른 영국 정부의 군비지출액 삭감을 우려해왔다.
아울러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국 육군 참모총장도 나토에서의 영국의 역할 축소에 따른 전 세계 안보상의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다.
앞서 오스본 장관은 지난 8일 향후 5년간 120억 파운드 규모의 복지 지출 삭감뿐 아니라 탈세 근절, 정부 부처 예산 축소 등을 통해 모두 370억 파운드를 절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오스본 장관은 "그리스에서 전개되는 위기 상황을 보라"고 지적하고 "국가가 빚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빚이 국가를 통제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서 예산 절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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