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르포> '시아파 지주' 알리 추모일…핵협상 결속 다져
"이란 이익 해치지 않는 협상 해야…시한에 연연 안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8 19:31:22
'시아파 지주' 알리 추모일…핵협상 결속 다져
"이란 이익 해치지 않는 협상 해야…시한에 연연 안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8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내는 한산했다.
이날은 시아파에서 첫 이맘으로 섬기는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이하 이맘 알리)의 사망을 추념하기 위해 지정된 이란의 공휴일(하즈라트 이맘 알리)이기 때문이다.
이맘 알리는 이슬람교의 예언자 모하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이면서 초기 이슬람 시대에 4대 칼리파에 올랐다.
그가 이슬람 역사상 중요한 것은 수니파와 시아파가 갈라지는 원인이 된 인물인 까닭이다.
이슬람 세계의 통치자인 칼리파는 예언자 모하마드의 혈통이어야 한다며 알리만이 칼리파의 자격이 있다고 주장한 세력이 시아파의 시효가 됐다. 시아라는 단어도 '알리의 추종자'라는 뜻이다.
이맘 알리는 시아파의 종교적 지주이자 예언자 모하마드에 버금가는 인물로 숭모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란이 시아파의 맹주인 만큼 테헤란 시내 곳곳에선 그를 추모하는 검은 조기와 입간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이맘 알리 추모일은 이란에서도 최대 관심사인 핵협상과 겹쳐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삼는 분위기다.
테헤란 시내 알누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정오 기도를 마치고 나온 코라사니(51)씨는 "핵협상이 시한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없다"며 "시한을 넘겨도 미국에 많이 내주지 않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있던 레자이에(49)씨 역시 "이교도에 맞서야 한다는 게 이맘 알리의 가르침"이라며 "이란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지하철에서 만난 아베드(30)씨는 "수십년간 제재를 당했는데 며칠 미뤄지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며 "미국 의회의 일정에 맞춰 시한을 굳이 지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9일을 넘기면 미 의회의 합의안 검토 기간이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현지의 정치·종교 지도자들도 현지 언론을 통해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는 핵협상에 대해 이란의 국익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시한을 정하는 것은 미국 의회가 이란을 압박하는 재료가 된다"며 "이란의 평화적 핵기술과 불공정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해제해 이란의 독립 주권과 안보를 지키는 협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전날 밤 "핵협상에 임하는 이란의 용감한 아들들이 자랑스럽다"며 "핵협상팀은 이란의 국익과 권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고 칭송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