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주저앉아 우는 노인 사진에 호주서 날아온 온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8 15:53:05

주저앉아 우는 노인 사진에 호주서 날아온 온정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그리스에서 자본통제가 진행 중이던 지난 4일(현지시간)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보내진 AFP통신의 사진 한 장이 전세계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 속에서는 깨끗한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이 신분증과 통장을 옆에 놓고 바닥에 주저 앉아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AFP에 따르면 노인의 이름은 기오르고스 차치포티아디스. 77세의 연금생활자인 그는 그리스 정부가 현금카드가 없는 노인들만을 위해 일부 은행의 문을 연 이날 네 군데 은행을 전전하고도 결국 아내 몫의 연금 120유로(15만원)를 찾지 못하자 끝내 은행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그는 "내 나라가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것을 견딜 수 없다"며 "내 개인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더 힘이 들다"고 말했다.

차치포티아디스의 모습은 그리스 위기 속에 보통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고단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고 특별히 더 마음이 움직인 사람이 있었다.

호주의 그리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금융회사 대표 제임스 쿠포스(41)는 호주 언론에 보도된 이 사진을 본 순간 18개월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 한 분이 떠올랐다.

그리스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사진 속 차치포티아디스가 바로 그 기억 속의 아버지 친구라는 것을 확인한 쿠포스는 어머니에게 돈을 부친 후 그를 찾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차치포티아디스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

쿠포스는 이 글에서 "자부심 갖고 성실하게 일해온 우리 그리스 동포가 굶주리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12개월치의 연금을 주고 싶으니 제발 그의 소재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쿠포스는 오는 11일 직접 차치포티아디스를 만나기 위해 아테네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그는 AFP에 "가서 그분을 놀라게 해드리고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뜻있는 기업들로부터도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아진 기금은 차치포티아디스뿐만 아니라 아테네와 테살로니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긴급 구호처와 식품을 제공하는 데에도 쓰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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