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20일 ECB 채무 상환 고비…ELA 공급 '촉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6 18:08:41
20일 ECB 채무 상환 고비…ELA 공급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그리스 국민이 5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긴축 반대를 선택하면서 채권단과의 협상은 안갯속 국면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협상 재개에 이은 타결이냐, 협상 결렬에 따른 파국이냐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지만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0일 큰 고비를 맞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35억 유로(약 4조 4천억원) 규모의 ECB 채무를 갚지 못하면 '실질적인 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관측한다.
물론 20일 이전에도 그리스 단기 국채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의 상환일이 돌아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는 일정상 13일 4억500만 유로(약 5천500억원)의 IMF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다만 그리스는 이미 지난달 30일 IMF 채무를 갚지 못해 '체납'(arrears) 상태에 빠져 있다.
이에 앞서 그리스는 10일 20억 유로(약 2조4천억원) 규모의 단기 재정증권(T-bill) 차환을 해야 한다.
IMF 채무를 갚지 못해 기술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그리스 경제는 현재 생명줄과 같은 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
ELA가 끊기고 난 이후 돌아오는 단기 국채 등을 그리스 은행들이 상환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공식적인 디폴트로 빠져든다.
이런 측면에서 6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ELA와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ECB는 유동성 위기가 커진 그리스에 ELA 한도를 꾸준히 늘려오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 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깜짝 선언'한 이후로는 상한선을 동결했다.
일단 7일에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ECB가 유로존 지도자들이 그리스 정부와 협상에 응할지 아니면 거부할지 등을 결정하기 전까지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ELA 공급 중단은 그리스의 디폴트에 이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ECB에 대한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은 IMF때와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그리스에 대한 ECB의 ELA 프로그램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ECB 규정에 따르면 채무 상환 능력이 있고 충분한 담보가 있는 은행에만 ELA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ECB의 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0일까지 협상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는 관측도 많다.
이럴 경우 합의 전까지 그리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이 작동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 경제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숨통은 틔워주면서 협상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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