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강수연 위원장 환영…영화제 독립성 숙제 여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6 17:56:41


영화계 "강수연 위원장 환영…영화제 독립성 숙제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작년 말부터 잇단 외압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정비하고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영화계는 영화인이자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를 함께해온 배우 강수연의 공동 집행위원장 선임을 일단 환영하면서 부산영화제가 상처를 딛고 올가을 2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영화제 외압 논란은 영화제 측이 작년 제19회 행사에서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을 부산시의 반대에도 상영했고 행사가 끝난 후 부산시가 조직위를 상대로 지도 점검을 벌이면서 이어졌다.

해마다 영화제에 60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는 시가 예산 집행과 초청작 선정 과정을 문제 삼자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실상의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여졌고 영화계는 크게 반발했다.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은 이 위원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먼저 부산시에 제시한 방안으로, 이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이 우회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본 영화계는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후 부산시와 영화제 측이 수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가까스로 강수연 공동 집행위원장 위촉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한 것은 20주년 행사를 석 달가량 앞두고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수연이 영화제 출범 초기인 1998년부터 집행위원을 맡아 사실상 '내부 인사'에 가까운 데다 해마다 영화제 일에 발벗고 나서며 국내외 영화인과 영화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강수연은 국제 영화제에서 다양한 네트워크와 명성을 쌓아 영화제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영화인이기도 하다.

그는 '씨받이'(1986)로 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 16회 모스크바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모스크바·도쿄·몬트리올·시드니 등 세계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 영화사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자리인 터라 여러 영화인이 고사한 것으로 아는데 강단 있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점이 대단하다"며 "앞으로 이용관 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산영화제 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이번 공동 위원장 선출과 함께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부조직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직 정원을 1명씩 더 늘리기로 의결했으며 공석이었던 부집행위원장에 이명식 전 부산영어방송 본부장을 위촉했다.

부조직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 자리를 늘리고 부집행위원장에 영화계와 큰 관련이 없는 지역 언론인을 위촉한 만큼 영화제 운영과 관련한 부산시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한 제작사 대표는 "그동안 영화계가 공동 집행위원장에 반대했던 것은 공동 위원장 체제가 결국 시의 압박대로 이 위원장의 사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었다"며 "이번 조치가 영화제로서도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으로 이해하지만, 앞으로 영화제 운영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영화제에는 예산 삭감을 둘러싼 영화진흥위원회와의 갈등도 숙제로 남아 있다.

올해 20주년 행사를 비롯해 향후 영화제 운영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발전적으로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영화계 인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영화제의 재정적 측면이 아닌 프로그램 부분에 관여하면 할수록 영화제는 발전할 수 없다"며 "서로 소통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해 좋은 영화제로 성장하는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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