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외교'서 목소리 높이기…선거초반 차별화 전략

이란 핵협상에 "강력한 합의 희망…그러나 만병통치약 아냐"
강도높은 '중국 때리기'…오바마 행정부와도 거리두기 행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5 08:39:18

힐러리, '외교'서 목소리 높이기…선거초반 차별화 전략

이란 핵협상에 "강력한 합의 희망…그러나 만병통치약 아냐"

강도높은 '중국 때리기'…오바마 행정부와도 거리두기 행보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주특기'인 외교 현안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독립기념일인 4일(이하 현지시간) 뉴햄프셔주 글렌시의 한 가정집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이란 핵협상과 중국 해킹 의혹을 중심으로 외교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이는 국무장관 출신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민주당 경선판에 뛰어든 다른 주자들과 정책적 차별화를 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도 서서히 거리두기를 시도하려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선 오는 7일로 시한이 다가온 이란 핵협상에 대해 "이란의핵 야망을 꺾을 수 있는 강력하고 검증가능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 집권기간 이란은 핵능력을 증강했고 은밀한 시설을 만들었으며 주변국을 위협했다"며 "외교를 통해 이란 핵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태도에는 성의가 없었으며 유일한 대응이라고는 응징적 제재였다"고혹평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이란 핵문제를 고스란히 넘겨받아야 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민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2009년부터 4년간 오바마 행정부 집권 1기의 외교정책을 관장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2013년 이란 핵협상 재개를 위한 준비작업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나 "우리가 협상에 성공한다고 해서 이란의 공격성에 종지부가 찍히는 건 아니다"라며 "이란은 지속적으로 주요 테러지원국이자 이스라엘 대한 존재론적인 위협이 될 것이며중동과 전세계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합의가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며 "협상을 타결짓는다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이는 이란 핵협상 자체는 유용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란이 실제로 최종 핵폐기 단계까지 이행약속을 준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중국 해킹 의혹에 대해 "중국은 상업기밀과 방대한 양의 정부 정보를 훔쳤다"고 단정하고 "중국은 미국에서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은 해킹하려고 든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나는 중국의 평화적 부상을 보고 싶지만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군은 매우 신속하게 우리와 동맹을 맺은 국가인 필리핀을 위협하는 군사시설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필리핀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인공섬 건설을 시도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대한 대응방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좀 더 영리해질 필요가 있다"며 "나는 그를 다뤄봤고 그를 잘 알고 있으며 쉬운 사람이 아니다"라고 평가한 뒤 "그러나 지속적인 대화가 가장 좋은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탄생 239주년을 자축하는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뉴햄프셔 북부 고햄지역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거리행진에 참여했다. 대선민심의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뉴햄프셔주는 대선경선 프라이머리가 가장 먼저 열리는 지역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외교현안 외에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와 학자금 채무 감면, 동성결혼 합법화, 연방 대법관 임명 등 국내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표명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의료개혁을 적극 주창해왔던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케어에 대해 "나는 이 제도를 변호할 뿐만 아니라 더욱 개선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학자금 채무 감면문제에 대해서는 대학졸업생들에게 채무재조정을 해주고 추후 수입의 1% 정도에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클린턴 전 대통령)과 나도 학자금을 빌려 대학을 다녔다"며 "심지어 아칸소 주지사 부부 시절에도 빚을 갚아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심리과정에서 중도성향의 앤서니 케네디 법관이 찬성의견을 낸데 대해 "거의 신비스럽고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향후 대법관 선출에 대해서는 "차기 대통령이 3∼4명의 대법관을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열린 마음과 가슴을 가진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선후보 가운데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유력 경쟁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 부통령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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