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항 신청사 개관…김일성 초상화 사라져
탑승교 3량 설치…외국 신공항 많이 참조한 듯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2 17:09:12
평양공항 신청사 개관…김일성 초상화 사라져
탑승교 3량 설치…외국 신공항 많이 참조한 듯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초현대식 신청사가 들어섰다.
2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신청사 사진을 보면 상징물처럼 내걸려 있던 고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전면 좌우측 상단 모서리에 한글 '평양'과 영문 'PYONGYANG'이라는 전기간판이 설치됐다.
과거 이 공항을 통해 평양을 찾는 방문객들은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와 청사를 배경 삼아 활주로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
외국인 여행객에게 북한에 대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장소가 바로 평양공항이라는 점에서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없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최근 관광을 통한 외화벌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의 거부감을 줄이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스위스 유학 등 외국 생활 경험이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다.
하지만 아직 신청사가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초상화가 다시 내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신청사의 지붕은 부분적으로 한옥 분위기가 느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전후면 모두 철골 구조물에 대형 유리창으로 마감한 구조여서 개방감도 좋다.
청사 2층에는 입출국 승객이 모두 쓸 수 있는 브리지(탑승교) 세 량이 설치됐다.
종전에는 입출국 승객 모두 활주로에 서 있는 항공기와 청사 사이를 버스(리모트 게이트)로 이동해야 했다. 이에 따라 가끔은 눈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항공기를 타고 내려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게이트가 세 량뿐이어서 아직 청사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항공기 1대를 처리하는 데도 매끄럽지 못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그래도 상당히 많이 개선된 셈이다.
시골 버스터미널처럼 혼잡했던 청사 내부도 완전히 달라졌다. 수하물을 찾아 짐 검사와 입국 수속을 한 곳에서 하던 구조가 바뀌어, 여느 공항처럼 입국장의 대형 컨베이어 벨트에서 화물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공항의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갖췄다.
한식은 물론 아시아식, 유럽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가가 생겼고 기념품 상점들도 문을 열었다. 특히 상점의 실내장식과 조명은 고급스럽다는 느낌마저 준다.
반면 공항 접근성은 여전히 좋지 않은 듯하다. 최근 평양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택시 승강장이 공항 구내에 생겼지만 마땅한 대중교통수단은 없는 것 같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개장을 앞둔 신청사를 현지지도 하면서 "국제비행장으로부터 평양시 중심구역까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해 원활한 교통과 운수를 보장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5일 전했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1일 열린 신청사 준공식에서 "평양 국제비행장지구 개발 총계획안대로 비행장 주변의 면모를 수도의 관문답게 훌륭히 꾸리기 위한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논밭인 평양공항 주변의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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