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상반기 중국서 '대박'…33억달러 수익
中 영화시장 폭발적 성장…북미 이어 세계 2위로 부상
美 메이저 영화사들, 규제 피해 직접 진출·합작 '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2 07:00:02
△ <출저> LA타임스
할리우드 영화, 상반기 중국서 '대박'…33억달러 수익
中 영화시장 폭발적 성장…북미 이어 세계 2위로 부상
美 메이저 영화사들, 규제 피해 직접 진출·합작 '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박스오피스(흥행수입) 33억 달러(약 3조7천억 원)를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시장 조사기관인 Artisan Gateway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가 올 상반기 중국에서 거둬들인 흥행수입은 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8.9% 증가했다.
올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거둔 박스오피스 55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중국 영화시장은 북미 시장의 60%에 이른다. 할리우드 영화계로서는 중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2위 영화시장으로 확고하게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티켓파워' 쑥쑥 = 중국 영화시장에서 올 상반기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대박은 '분노의 질주7'(3억9천100만 달러), '어벤저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2억3천600만 달러), '쥬라식 월드'(2억300만 달러) 등이 주도했다.
이 가운데 '분노의 질주7'과 '어벤저스2'는 중국 시장에서 흥행 성공에 힘입어 전 세계 박스오피스 10억 달러(1조 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할리우드 영화산업계 안팎에서는 "전 세계 흥행수입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영화는 우선 중국 영화시장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 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올해 16%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시장 진출은 2011년 이후 본격화됐다. 2011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낮선 조류'는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10억460만 달러 중에서 중국에서 거둬들인 수입은 7천만 달러로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개봉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총 흥행수익 11억400만 달러 가운데 30%인 3억2천만 달러가 중국 관객으로부터 나왔다. 3년새 중국 영화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중국 국가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이 끼었던 올해 2월 한달간 중국의 극장 티켓 매출액은 무려 6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북미 매출 6억4천만 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할리우드 영화사, 中 규제 '우회전술' = 중국 영화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의 규제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 내에서 외화의 총 흥행수입이 50%를 초과하면 외국 영화에 대한 '관리'에 돌입한다.
중국 정부의 자국 영화 보호 정책은 우선 여름철 성수기에 '블랙아웃'(Black·외화 개봉을 금지) 기간 설정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외국 영화에 대한 스크린 수와 개봉 시기 조정, 외국 영화의 동시 개봉도 자국 영화 보호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와 '인사이드 아웃' 등은 중국에서 개봉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처지다.
랜스 포 Artisan Gateway 대표는 로스앤젤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올 상반기 중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중국의 자국영화 보호 규제로 하반기에는 이보다는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산업계가 중국 영화사들과 손잡고 공동 제작에 나서거나 중국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자국 영화 보호를 위한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이다.
실제로 '분노의 질주7'이 중국 영화시장에서 대박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최대 국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차이나필름그룹이 이 영화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스탄 로젠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영화학 교수는 "중국에서 '분노의 질주7'의 흥행은 차이나필름그룹이 투자를 했기에 가능했다"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많은 스크린 수를 확보하고 장기간 상영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지난해 개봉한 '트랜스포머4: 사라진 시대'의 경우, 홍콩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설정하고 중국의 '국민 여배우' 판빙빙을 기용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美-中 엔테테인먼트 업계 '합종연횡' 활발 = 할리우드 투자배급사들이 중국을 겨냥한 영화 제작에 나서고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도 중국 영화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에서 비롯된다.
영화 '헝거게임' 제작사인 라이온스게이트가 지난 3월 후난(湖南)TV 계열사인 TLK필름과 손잡고 15억 달러 규모의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온스게이트가 매년 제작한 영화 4편을 중국시장에 독점으로 공급하고 TLK필름은 제작비 25%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중국 최대 영화 제작사 화이브라더스도 지난 3월 미국 영화제작사 STX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영화 18편을 공동 제작키로 했으며, 푸싱(復星)그룹은 지난해 '스튜디오 에잇'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마윈(馬雲)이 이끄는 중국의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알라바바(阿里巴巴) 그룹은 TV·영화제작 계열사 알리바바 픽처스를 통해 파라마운트사 제작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5: 로그네이션'에 첫 투자를 했다.
앞서 왕젠리(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은 2012년 미국 2대 영화관 체인인 ANC를 26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 호주 극장체인 호이츠(Hoyts)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지난해 미국에 아쿠아 엔터테인먼트라는 영화제작사를 설립하고 4천만 달러를 투입해 중국의 고전소설 '서유기'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콩'(Kong) 제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세계 영화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총 2만7천여 개의 영화관(스크린 수 기준)이 있으며, 올해 말까지 3만여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중국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중산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중국 내에서 흥행수입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