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좌클릭' 뚜렷…공화당 후보들 대처 부심

젭 부시 "남부기는 인종주의 상징"…공화 후보들 진보층 껴안기로 변신 나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01 00:39:39

△ 젭 부시, 美 대선출마 선언 (마이애미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2)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뜯어고치겠다"며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공화당 주자 가운데 11번째. 41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43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사진은 부시(가운데) 전 주지사가 이날 고향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칼리지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 bulls@yna.co.kr Former Florida Gov. Jeb Bush waves to the crowd as he formally joins the race for president with a speech at Miami Dade College, Monday, June 15, 2015, in Miami. (AP Photo/David Goldman)

미국 사회 '좌클릭' 뚜렷…공화당 후보들 대처 부심

젭 부시 "남부기는 인종주의 상징"…공화 후보들 진보층 껴안기로 변신 나서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동성결혼의 합법화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부각된 남부연합기의 퇴출 움직임 등 최근 미국 사회의 뚜렷해진 '좌클릭' 현상이 내년 대선에 상당한 여파를 미칠 조짐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자칫 지지 기반인 보수층의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공화당 잠룡들 중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29일(현지시간) 비극적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흑인 9명이 목숨을 잃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찾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여야 대선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도인 콜럼비아의 한 제약회사 공장을 찾아 100여 명의 직원 앞에서 플로리다 주지사였던 2001년 자신이 주의사당 마당에 있던 깃발을 끌어내렸던 일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남부기는 최근 미국 현대사에서 인종주의의 상징이 돼왔다"고 분명히 말했다. 보수 색채가 뚜렷한 미 남부를 찾아 자신의 '진보주의적 DNA'를 강력히 홍보한 셈이다.

특히 그는 30일 오후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난 33년간의 소득신고를 전부 공개하기로 했다. 자신의 재정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도덕적 후보'라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젊고 진보적인 유권자층을 겨냥한 조치이다.

또 마르코 루비오나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강경보수 주자들이 최근 연설에서 부쩍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해소 등을 입에 담는 것도 진보적 어젠다를 껴안아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고육책이다.

이처럼 공화당 후보들이 다급해진 것은 최근 미국 사회를 강타한 '진보주의 태풍' 탓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유서깊은 흑인교회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21세의 백인 인종주의자가 흑인교회에 난입해 '인종 전쟁'을 외치며 무자비하게 총을 쏴 흑인들을 살해한 이 사건은 결국 퇴행적 인종주의의 상징으로 부각된 남부기의 대대적 퇴출로 이어졌다.

특히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남부기 퇴출의 선봉에 선 것이나, 이 움직임에 아마존과 구글 등 초대 기업들이 가세한 것은 총기난사 사건이 가져온 정치 지형의 극적인 변화로 해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6일 총기 난사 현장인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를 찾아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는 감동적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사회의 좌클릭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연방 대법원이 지난 25일과 26일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의 정부 보조금과 동성결혼이 합법이라는 결정을 연달아 내림으로써 사법부의 진보화도 매우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그간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서온 대법원이 인권과 복지 등 진보주의자들의 어젠다에 적극 손을 들어준 것은 미국 사회의 변화된 민심과 정치지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The Hill)은 이날 "(대법원의 진보적 결정 등) 지난주에 벌어진 일들이 공화당의 입장을 바꾸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변화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좋은 뉴스인 반면 공화당에는 나쁜 뉴스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빨리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공화당이 여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입장이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도 "공화당이 문화 전쟁에서 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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