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르포> "페르시아의 영광을 다시 한번"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30 04:24:50


"페르시아의 영광을 다시 한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사람들은 잘생기고 다들 예쁩니다."

지리적으론 중동권으로 묶이지만 이란은 혈통적으론 아리안족을 기원으로 하는 탓에 아랍계와는 다르다.

중동 지역 이슬람 국가이긴 하지만 아랍권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란인과 대화하다 보면 이런 자존심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수치로 드러나는 객관적인 국력이 뒤처지는 탓에 걸프 건너 아랍에미리트(UAE)처럼 경제력은 자랑할 게 못되는게 어차피 현실이라면 외모라도 우월감을 슬쩍 내비치곤 한다.

외모에 이어 나오는 '자랑'은 풍부한 천연자원이다.

원유는 세계 4위, 천연가스는 러시아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수준이고 철광석과 아연 등 금속 자원도 세계 10위권 안이다.

이 모든 자존심의 근원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는 정체성에서 찾을 수 있다.

로마제국까지 위협했던 2천년전의 영광을 잊지 않는 민족 국가가 이란이다.







이란어를 뜻하는 단어가 아직도 '파르시'이고, 걸프로 불리는 해역을 이란에선 '페르시아만'이라고 부르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7세기 이슬람 칼리파 제국에 사산왕조가 정복당했을 때도 이 곳의 언어와 행정제도가 그대로 유지됐을 만큼 높은 수준의 문명을 보유한 민족이었다.

1979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정을 전복하고 이슬람혁명을 이뤄낸 뒤 독자적인 신정일치의 통치 체제를 구축했다는 종교적 자부심도 높다.

그러나 하나로 통합된 세계 경제의 그물 속에서 이란의 독자생존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979년 미국과 국교 단절로 시작된 서방 세계와 충돌은 수를 세기도 어려울 만큼 거듭된 경제 제재를 무릅써야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벌어진 판이 핵협상이다.

이란 경제가 직면한 난관은 '토만'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 미국 달러 대비 이란 환율은 1달러에 1만 리얄이었지만 2012년 미국의 국방수권법 시행으로 제재가 강화되자 3배로 뛰었다.

현재 환율은 1달러에 3만3천 리얄이다. 그만큼 이란 화폐 가치는 떨어졌고 국내 물가는 치솟은 셈이다.

테헤란 최대 대형마트 하이퍼스타의 김명수 이사는 "2012년 제재가 강화되고 물가가 뛰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란 리얄화의 액면가 최고액은 50만 리얄이다. 화폐의 단위가 워낙 커지다 보니 등장한 단어가 바로 '토만'이다.

이는 화폐를 셀 때 리얄에서 '0'을 하나 빼는 것으로 10만 리얄이 1만 토만이 되는 식이다.

핵협상 타결로 제재가 해제된 뒤 경제상황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지만 경제난을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해야 하는 이란으로선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덴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8천만에 달하는 소비 시장에, 제재로 묶였던 원유, 가스, 지하자원 수출이 본격화되면 '21세기 페르시아'의 등장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란 2대 자동차 회사 사이파디젤의 호세인 헤이다리 본부장은 "5년전엔 테헤란 조립라인에서 트럭을 일일 100대 생산했는데 지금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그렇지만 시장이 개방되면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개방될 때 급증할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력이 준비돼 있다"며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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