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오지마을 폐쇄 압박에 호주 곳곳서 항의 집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9 11:39:38
원주민 오지마을 폐쇄 압박에 호주 곳곳서 항의 집회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날이 갈수록 존립 기반이 위협받는 호주 원주민(애보리진)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주민들과 관련 지원단체들은 지난 주말 주요 도시의 도심 한복판으로 나와 오지 원주민 마을에 대한 기본 서비스를 중단하려는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드니 중심부인 타운홀에서는 28일 오후 원주민 등 약 600명이 서호주 주정부가 약 150개 원주민 오지 마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은 사실상 마을 폐쇄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9일 보도했다.
행사 주최 측은 원주민 공동체가 정부 지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자기 땅에서 자기 문화를 유지할 경우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다는 것이 연구로 증명되고 있다"며 지원을 계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4월에도 토니 애벗 총리가 원주민들이 오지에 사는 것이 "생활방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발언한 데 반발,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 집회를 연 바 있다.
제2의 도시 멜버른 중심가에서도 지난 26일 1천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원주민 마을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현지 일간 디 에이지가 전했다. 원주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러시아워에 열린 집회로만 최근 3번째다.
멜버른 집회 도중 참가자들과 경찰과 작은 충돌이 일면서 참가자 일부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집회는 이번 주말 시드니와 멜버른을 포함해 호주 중심 도시들인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 등 전국적으로 열렸다.
특히 이번 전국적 집회는 연방정부가 서호주 원주민들에 대한 지원 업무를 다음 달 1일부터 주정부로 이양하는 것을 앞두고 열렸다.
서호주 주정부는 연방정부가 연간 3천만 호주달러(257억원)의 오지 원주민들에 대한 기본 서비스 제공 비용을 자신들 쪽으로 넘긴 것과 관련, 오지 원주민 마을 중 절반이 넘는 약 150개 마을의 폐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최소 4천 년 이상 호주 땅을 지켜온 원주민들은 현재 약 2천300만명의 호주 전체 인구 중 2.4% 정도만을 차지한 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기대수명도 훨씬 짧고 실업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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