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연합기 논쟁, 인종주의 희석' 주장 제기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9 00:26:09


'남부연합기 논쟁, 인종주의 희석' 주장 제기돼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미국에서 인종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른 '남부연합기'를 둘러싸고 존폐 논쟁이 한창이지만, 이런 현상이 정작 본질인 인종주의 문제를 흐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라델피아대 역사학과의 메리 프란시스 베리 교수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남부연합기 논쟁은 인종주의 살인의 가장 중요하지 않은 원인을 다루고 있는 단순한 화제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인 베리 교수는 "깃발이나 다른 상징물에 대한 관심 집중은 미국 사회에서 인종주의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뤄지는 다른 노력들로부터 시선을 빼앗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깃발 소동이 잦아들고 (흑인교회 총기난사로 숨진) 9명의 장례식이 끝난 뒤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인종 문제에 관심을 계속 가질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뉴욕 시의 인문·예술 전문대학 뉴스쿨에서 역사학 교수로 일하는 클레어 포터 역시 뉴욕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것을 역사 유산이라고 부를 때, 현재 어떤 것이 정말 문제인지에 대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일의 본질이 인종주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종 문제를 주로 다루는 온라인매체 '루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흑인이 28%에 달하고, 흑인 실업률이 미국 전체의 2배 이상인 12%에 이른다는 점은 어떤 깃발이 걸리는지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우리가 상징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할수록 어떻게 하면 인종주의를 없앨 수 있을지 논의할 시간을 빼앗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인종주의자 딜런 루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뒤 루프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게재한 사진에서 남부연합기를 사용한 점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남부연합기가 가지는 인종주의적 의미를 둘러싸고 큰 논쟁이 벌어졌다.

미국에서 남북전쟁 때 쓰였던 남부연합기는 붉은 바탕에 푸른 띠를 대각선으로 교차시키고 13개의 흰 별을 그려넣은 모양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옛 남부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역사적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사용해 왔지만 인종주의 단체들도 종종 이 깃발을 상징으로 삼아 말썽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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