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발 올해 최고 우주탐사 이벤트 '개봉 박두'
뉴호라이즌스 명왕성 접근…축구장 절반 크기 지형도 촬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8 07:30:01
명왕성발 올해 최고 우주탐사 이벤트 '개봉 박두'
뉴호라이즌스 명왕성 접근…축구장 절반 크기 지형도 촬영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태양계 경계를 탐사하기 위해 지구를 떠난 무인 우주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가 9년여 항해 끝에 목적지에 다가선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에 따르면 뉴 호라이즌스는 협정세계표준시로 다음 달 14일 11시 49분 57초에 명왕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다.
존스홉킨스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6년 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떠나보낸 뉴 호라이즌스는 작년 12월 오랜 잠에서 깨어 탐사에 들어갔다.
명왕성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뉴 호라이즌스가 보내는 사진의 화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컬러 사진을 보내기 시작해 연구진을 들뜨게 했다.
지구촌 천문학자들과 우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에 바짝 다가서는 다음 달에 보내올 자료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 올해 최고의 우주 쇼타임 = NASA는 "뉴 호라이즌스의 명왕성 근접 통과가 우주 탐사 분야에서 올해를 대표할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무게가 478㎏, 크기가 피아노 정도인 뉴 호라이즌스는 적·자외선 분광계, 다색 카메라, 고해상도 망원카메라, 우주먼지 탐지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뉴 호라이즌스가 최근에 보내온 명왕성의 사진은 아직 흐린 구슬처럼 보인다.
그러나 명왕성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인 1만2천500㎞를 지날 때 찍어 보낼 사진은 차원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존스홉킨스대학은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 표면에 있는 축구장 절반 크기의 지름 60m짜리 물체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왕성 근처에서 관측할 수 있는 카론, 스틱스, 닉스, 케르베로스, 히드라 등 위성도 5개나 있어 기대를 부풀린다.
명왕성의 자전주기는 6.4일 정도로 관측된다. 뉴 호라이즌스는 근접점에 다가서기 전 명왕성 시간으로 이틀(지구 11∼12일) 동안 탐사에 전력을 쏟는다.
대기를 관측하고 전체 지도를 작성하며 지표를 구성하는 물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를 대거 수집할 계획이다.
전통적 행성 개념을 따를 때 우리 태양계 외곽에 있는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은 아직 인류가 탐사한 적이 없다.
탐사선이 거쳐 간 다른 행성과 달리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까닭에 뉴 호라이즌스가 보내올 정보에 대한 기대는 폭발적이다.
하지만 뉴 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의 궤도를 돌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간다. 중도에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엄청나게 붙여 현재 시속 5만㎞로 날아가고 있기 때문에 명왕성의 미약한 중력으로는 제동이 불가능하다.
◇ 끝에서 시작을 본다 = 명왕성은 1930년 3월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된 뒤 태양계 행성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국제천문연맹(IAU)이 2006년 8월 행성 분류법을 바꿔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이 됐고 소행성 목록에 옮겨져 '134340'이라는 번호를 부여받았다.
명왕성은 반경이 1천150㎞ 정도로 지구의 위성인 달보다 작고 질량도 작은 까닭에 중력이 다른 행성에 비해 미미하다.
명왕성 질량의 8분의 1정도가 되는 카론을 위성으로 삼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누구를 도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 끌려서 돌고 있다.
과학자들은 명왕성과 카론을 이중행성(Binary Planet)으로 분류해 한 묶음으로 취급하고 있다.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행성인 데다가 탐사선까지 보냈기에 명왕성의 전락은 미국 천문학계에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해서 탐사의 의미가 축소될 여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존스홉킨스대와 NASA가 뉴 호라이즌스를 쏘아 올린 목적은 카이퍼 벨트(Kuiper Belt) 탐사에 있었다.
카이퍼 벨트는 해왕성 바깥에서 태양계의 경계를 공전하는 얼음 덩어리와 우주 먼지의 집합체를 말한다.
NASA가 명왕성과 카론을 카이퍼 벨트를 이루는 부스러기 가운데 가장 큰 물체로 보고 탐사의 표적으로 삼은 것이었다.
우리 태양계는 수성·금성·지구·화성 등 암석 행성의 구역,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등 거대한 가스 행성들의 구역, 명왕성·카론·각종 미소행성이 있는 카이퍼 벨트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카이퍼 벨트는 우리 태양계의 한 구역이지만 인류가 탐사한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 궁금증을 유발해왔다.
카이퍼 벨트는 다른 행성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남은 물질이자 초기 행성들의 잔재들이 모여 있다.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이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소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중행성인 명왕성과 카론의 특성을 직접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에는 이중행성뿐만 아니라 태양이 쌍으로 뜨는 이중항성도 즐비하지만 이런 천체에 대한 직접 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로 탈출하는 명왕성의 대기에 대한 탐사도 주목을 받는다. 지금 태양계에는 대기가 우주로 빨려나가는 행성이 없다. 명왕성 대기의 탈출을 관측해 태고의 지구에서 수소와 헬륨 대기가 탈출한 경위, 지구 대기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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