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파워에 아웅산 수치 대선출마 사실상 좌절(종합)
출마제한 헌법조항 개정안 부결…의회 내 군부 영향력 축소안도 무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5 21:37:17
군부 파워에 아웅산 수치 대선출마 사실상 좌절(종합)
출마제한 헌법조항 개정안 부결…의회 내 군부 영향력 축소안도 무산
(양곤 AP·AFP=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아웅산 수치(70) 여사의 대통령선거 출마에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미얀마 의회는 25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심의 끝에 이뤄진 투표에서 수치 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아온 헌법 조항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헌법 개정에는 의원 75%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388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2008년 군부 주도로 제정된 헌법은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이 대선에 나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사별한 남편과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이다.
이로써 수치 여사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이날 의회에서는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회 내 찬성 비율을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도 무산됐다.
미얀마에서는 선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군부에 의석 25%를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군부가 사실상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군정이 종식됐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는 계속 군부가 상당한 영향력을 누리게 됐다.
수치 여사는 소식을 듣고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면서 "군 인사들이 반대하는 한 헌법이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면서 이르면 10월 있을 총선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군부 의원인 틴 소에 준장은 "나라를 이끌 사람의 가족이 외국 국적이면 그 나라는 간접적으로 외국 통제에 떨어지는 것"이라며 수치 여사를 겨냥했다.
또 다른 군부 의원 틴 산 나잉 준장도 군부가 의회 내 거부권을 갖고 있어야 국가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랜 군정 끝에 2011년 민간 정부가 들어선 미얀마는 총선에 이어 내년 초 대선을 치른다. 여론조사에서는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집권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LD는 1990년 마지막으로 치러진 자유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정이 이를 무시하고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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