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합의 불발…유로그룹 회의 난항 예고(종합)
EU 정상회의 첫 날 타결 전망도 불투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5 21:10:21
△ (AP=연합뉴스 DB)
그리스-채권단, 합의 불발…유로그룹 회의 난항 예고(종합)
EU 정상회의 첫 날타결 전망도 불투명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 총리와 국제 채권단 수장들이 25일(현지시간) 구제금융 협상안을 놓고 막판 담판을 재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가 시작해 난항이 예상된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의 회의장에 들어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 올릴 협상안은 채권단이 작성한 것이라며 그리스와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또 회의를 진행하면서 그리스의 제안들을 들을 것이라며 오늘 협상은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유로그룹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사전에 합의한 협상안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었으나 채권단의 마지막 제안을 그리스가 거부함에 따라 채권단의 협상안만 상정됐다.
따라서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도 협상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회의장에 들어서며 "그리스는 오히려 후퇴했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기보다 더 멀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전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회동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전날 밤에도 IMF가 새로 제안한 협상안을 놓고 회동했지만 양측의 이견 만 확인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9천억원) 등의 지원 조건인 개혁안을 두고 그리스는 세수 증대안에 초점을 맞춘 반면 IMF는 연금 삭감 등 재정지출 감축을 요구해 충돌하고 있다.
EU 관리들은 그리스가 지난 22일 제출한 협상안을 두고 "협상의 좋은 기반"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IMF를 중심으로 연금 삭감이 배제되고 법인세율 인상 등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에 반대하며 전날 대안을 제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공개한 채권단의 수정안을 보면 채권단은 전날보다는 다소 양보했으나 여전히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 인상 등 최대 쟁점에서 그리스를 압박했다.
특히 채권단은 이날 수정안에서 호텔과 외식업종의 부가세율을 할인세율(13%)이 아닌 기본세율(23%)을 적용하라고 요구해 그리스 측이 반발했다.
유로그룹은 전날 저녁에도 회의를 열었지만 최고위급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1시간 만에 회의를 마친 바 있다.
유로그룹 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26일까지 열리는 EU 정상회의의 첫날인 이날 그리스 합의안을 최종 결정하는 것도 어렵게 된다.
그리스는 30일 IMF에 15억 유로를 상환하려면 협상을 타결해 분할금 72억 유로 등을 지원 받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시한은 오는 30일로 이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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