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전용펀드 환영…제2 해외펀드 붐 기대"
업계 "제도 시행되면 펀드 출시 준비"…한시적용 후유증 우려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5 11:35:01
"비과세 해외전용펀드 환영…제2 해외펀드 붐 기대"
업계 "제도 시행되면 펀드 출시 준비"…한시적용 후유증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정부가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비과세 해외전용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하자 자산운용업계는 제2 해외펀드 붐이 일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식었던 해외 투자 펀드 열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껏 고조되는 모습이다.
◇ 자산운용업계 "가뭄에 단비…펀드 출시에 제2의 펀드붐 기대"
해외 펀드 활성화 방안의 재등장은 2007년 해외 주식 투자로 발생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3년간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정책을 내놓은 지 8년 만이다.
당시보다 시중금리가 더 낮아져 법인이나 개인이 여유 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이번에 비과세 해외 주식 전용펀드가 도입되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범광진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차장은 "2007년 한시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때 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렸던 경험이 있다"며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금융소득 종합과세한도가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아지고 예금금리도 초저금리이기 때문에 시중 부동자금이 더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로 자금이 몰려 원화를 해외로 내보내면 환율 안정과 수출 개선 등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매매차익과 환손익 부분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해 세금에 따른 비효율성을 없애면 투자자들이 몰려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나가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는 해외펀드에 대한 과세체계 개선을 요구해왔다. 현재 해외 주식형 펀드의 매매와 평가차익, 환차익 등 이익에 대해 15.4%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 합산액이 2천만원 이상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세금이 부과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와 달리 국내 주식형 펀드는 주식투자에 대한 증권거래세 0.3%만 부과되고 실질적인 매매 차익 등에 대해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분리과세' 등 과세체계 전면 개편을 요구해 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번에 분리과세 도입 등 과세제도 개편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비과세 한시 해외 전용펀드 도입은 제2의 해외 펀드 붐이 조성될 수 있는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KB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은 제도가 시행되는 대로 관련 펀드를 적극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기획본부 부장은 "해외 주식 투자 펀드는 기존 펀드와 달리 비과세되므로 투자자들의 실질 기대수익률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비과세 전용 해외주식펀드 "한시적용 후유증 우려"
업계 안팎에선 그러나 이번에 도입되는 비과세 전용펀드가 한시적으로만 도입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한시 적용 기간이 끝나면 우르르 몰렸던 투자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6년 2천600억원에서 2007년 해외 펀드 활성화 방안 덕분에 2008년 32조3천74억원까지 치솟았고, 펀드 수도 같은 기간 5개에서 255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3년간 해외 펀드 활성화 방안이 종료되고 세계 금융위기까지 겪자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작년 말 기준 15조897억원으로 최고치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총액도 2009년 26조원에서 작년 말 13조4천929억원으로 12조5천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운용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414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비과세 전용펀드가 도입된 경험 탓에 해외 주식형 펀드가 최근 10년 가까이 심한 부침을 겪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팀장은 "비과세 혜택이 한시적이라는 것은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며 "제도 시행 기간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처럼 비과세 혜택이 끝나면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해외 펀드에 대한 과세체계 개편을 두고 세수부족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으나, 세금을 거두려다가 시장이 죽어 실제 세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노령화되면서 개인 펀드의 70∼75%가 해외 투자 펀드"라며 "우리도 국민이 금융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제도적, 세제상의 유인을 줘 국민 스스로 부를 축적하게 해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 펀드 추이
(단위:억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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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해외펀드│해외펀드│해외펀드│해외 주 │해외 주 │해외 주 │
││수│설정액│순자산│식형 펀 │식형펀드│식형펀드│
│││││드 수│설정액│순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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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45│38,242│41,221│5│2,604│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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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35│169,834 │187,654 │135│108,138 │129,8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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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19│390,769 │218,747 │255│323,074 │169,8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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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761│417,709 │350,075 │296│314,027 │260,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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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92│389,033 │350,049 │321│261,025 │231,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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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49│409,872 │316,912 │354│241,561 │169,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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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38│472,692 │412,846 │378│240,644 │193,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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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558│496,111 │453,369 │406│188,349 │159,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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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953│534,975 │513,490 │414│150,897 │134,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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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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