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고려인 독립운동가 후손 "선조 기억해줘 감사"
러시아·CIS 동포 23명, 독립기념관…망향의동산 순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3 16:55:31
△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5개국에서 온 고려인 동포 23명은 23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항일 역사를 배우고 체험했다.방한한 고려인 독립운동가 후손 "선조 기억해줘 감사"
러시아·CIS 동포 23명, 독립기념관…망향의동산 순례
(천안=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모국에서 고려인 선조의 독립운동을 기억하고 기념해주는 것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23일 오전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찾은 고려인 후손들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고려인 열사들의 활동을 기록에 남겨둔 사실에 감격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의 독립운동가 후손과 고려인 동포 23명은 재외동포재단의 초청으로 방한해 22일부터 모국을 체험 중이다.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재형 선생의 증손녀인 마이야 쉐피나(여·47) 씨는 독립기념관 전시관에서 증조부의 사진과 독립운동 행적을 담은 자료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마이야 씨는 "독립기념관에서 증조부의 사진을 접할 줄은 몰랐다"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오늘처럼 기쁜 적이 없었다"고 기뻐했다.
이들은 독립기념관의 다양한 전시관과 잘 꾸며놓은 시설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기념관을 둘러보니 우리 민족이 이런 고난을 헤쳐 왔기에 오늘날 면역력이 생겨 독립국으로서 세계에 우뚝 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손 클라리따·여·61·러시아, 고려인 강제이주 후손).
"그리던 모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발전상에 깜짝 놀랐고 아픈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미래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기념관에 와보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밝다고 느꼈습니다. (박 유리아·남·74·우즈베키스탄, 고려인노인협회장)
"식민지 시대를 겪었던 한국이 오늘날 독립국으로 번영을 누리는 걸 보니 우크라이나도 한마음으로 뭉치기만 한다면 분쟁 등 주변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우뚝 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석 까체리나·40·우크라이나, 유공동포)
방한단의 최고령자인 허 예까쩨리나(여·90·우즈베키스탄) 씨는 "12살 때 러시아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 당하는 아픔을 겪어 힘없는 민족의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친정인 모국이 잘살아서 마음 든든하다"고 반겼다.
이들은 오후에는 천안의 국립 망향의 동산을 찾아 분향과 헌화를 하며 머나먼 이역 땅에서 고향을 그리며 살다 죽어서야 고국에 묻힌 재외동포들의 넋을 위로했다.
모국 방문단은 26일까지 서울에서 청계천, 63시티 등을 둘러보고 수원의 삼성 이노베이션뮤지엄, 용인 민속촌 등을 방문해 고국의 문화와 발전상을 체험할 예정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