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 이어 DMZ에 평화로운 공존을 꿈꾼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카니 알라비 협회장 전시 소개차 방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3 15:12:01

"베를린 장벽 이어 DMZ에 평화로운 공존을 꿈꾼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카니 알라비 협회장 전시 소개차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1989년 독일 베릴린 장벽이 무너진 뒤 베를린 시내를 가로지르는 1.3㎞의 남아있던 장벽에는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이 그림을 그려넣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불리게 된 이 공간에는 옛 동독 공산당 서기장인 에리히 호네커와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입맞춤 장면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형제의 키스'를 비롯해 장벽을 뚫고 나오는 사람들 또는 자동차의 모습 등이 그림으로 남았다.

당시 벽화를 그린 작가들은 캔버스에 같은 작품을 그렸다.







이들이 화폭으로 옮긴 작품과 한국의 분단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DMZ) 이야기를 함께 엮은 전시 '미안해·정말 미안해'가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11월20일부터 내년 2월20일까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협회 카니 알라비 회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 독일과 비슷한 상황에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의 예술가들은 한국의 DMZ에도 예술을 통해 평화로운 공존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작가인 알라비 회장은 북한 작가를 초청할 수 있는 채널은 없느냐는 질문에 "베를린에 북한 어린이를 돕는 프로그램 운영자를 알고 있는데, 그 사람 말로는 베를린으로 초청하는 일은 쉬울 것 같다더라"고 전했다.

구체적 얘기가 오간 것이 있느냐고 묻자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북한 작가가 있다면 초청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까지 DMZ에 네 번 방문했다며 현지의 풍부한 자연환경에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아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도 말했다.







전시에선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 벽화를 남긴 생존작가 작품 80점과 DMZ나 남북 평화를 소재로 한 신작도 보여줄 예정이다.

1955년 이란 출생으로 1980년 베를린에 정착한 알라비 회장은 "초기에는 그리 높지도 않은 베를린 장벽을 기준으로 두 곳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에 놀랐다"며 "섬처럼 떠 있는 듯한 도시의 정치상황을 이해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는 매년 분단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200만명이 방문한다"며 "이번 한국 전시도 과거를 잊지 않고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국빈으로 독일을 방문,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찾았을 때 카니 알라비 회장이 벽화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석기 주먹도끼, 궁예 도성, 한국전쟁 직후 참전 미군을 대상으로 열린 메릴린 먼로의 위문 공연 등 DMZ과 인근 지역의 이야기도 사진, 영상, 사운드 등으로 풀어낸다.

이 분야를 맡은 한국DMZ연구소 함광복 소장은 "베를린 장벽의 벽화는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DMZ는 진행형"이라며 "이곳이 어떤 곳인가를 스토리로 풀어내고 한민족의 희망이 무엇인지 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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