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진정국면에 '산발적 환자'…76번·삼성서울 '주목'
환자 증가세 '둔화'…슈퍼전파자 후보군 통한 감염은 아직 없어
76번 환자 통한 4차 감염자 2명 추가…삼성서울서 또 의사 환자 발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1 11:45:28
메르스 진정국면에 '산발적 환자'…76번·삼성서울 '주목'
환자 증가세 '둔화'…슈퍼전파자 후보군 통한 감염은 아직 없어
76번 환자 통한 4차 감염자 2명 추가…삼성서울서 또 의사 환자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추가 환자 발생이 지난 17일 이후 나흘째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21일에는 3곳의 다른 병원에서 1명씩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해 이전의 경향을 이어갔다.
다만 이들 3명의 환자는 감염 경로나 발생 장소 측면에서 민감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방역당국이 확산 방지에 특히 역량을 모으겠다고 했던 4곳의 병원 중 1곳인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나왔다. 이 환자와 또다른 환자 등 2명의 환자는 한동안 방역당국의 통제 밖에 벗어나 있던 76번 환자를 통한 감염자다. 이와 함께 추가 환자 중에서는 확진자를 진료하던 중 감염된 삼성서울병원의 의사도 1명 포함돼 있다.
◇ 추가 환자수 3명→1명→0명→3명…진정세 유지
메르스 추가 환자수는 지난 18일 이후 계속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환자수가 8명 추가된 이후에는 18일 3명, 19일 1명 각각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으며 20일에는 추가 환자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는 평택성모병원발(發) 1차 유행이 소강 국면을 맞은 이달 3일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추가 환자수가 줄어든 것은 향후 메르스의 유행세를 예측해 볼때 긍정적인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아직 새로운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 후보군인 137번 환자(55), 138번 환자(37),143번 환자(31), 151번(38.여), 152번 환자(66)를 통한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새로운 집단 발병이 우려되는 병원 11곳을 '집중관리병원'으로 정하고 이 중 특히 삼성서울병원과 아산충무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부산의 좋은강안병원 등 4개 병원에서의 추가 전파를 막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 아직 집단발병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날 추가된 환자 중 삼성서울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에서의 감염 환자가 포함돼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당국은 특히 이들 4개 병원을 제외한 건양대병원, 대청병원, 건국대병원, 을지대병원, 메디힐병원, 창원SK병원, 평택굿모닝병원 등 나머지 7곳은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일단 분류했지만 이날 건국대병원에서도 추가 환자가 나왔다.
◇ 강동경희대 병원서 추가환자…모두 3명
이날 추가된 환자 중 167번 환자(53)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발생한 3번째 환자다.
이 병원 응급실 레지던트인 160번 환자(31), 투석을 받기 위해 이 병원에 내원한 165번 환자(79)가 그동안 확진을 받은 환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76번 환자(75·여)와 접촉한 뒤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았다.
방역당국은 165번 환자가 투석실을 사용하면서 긴 기간 좁은 공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이 환자를 통한 추가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병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왔다.
이 환자는 9일 메르스 증상이 발현된 뒤 16일까지 2~3일 간격으로 강동경희대 병원의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고 이곳에서 109명의 다른 환자들과 접촉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날 추가된 167번 환자는 165번이 아닌 76번 환자를 통한 감염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다. 167번 환자는 지난 5일 76번 환자와 같은 공간인 이 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다.
다만 예상외로 76번 환자의 감염력이 컸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 76번 환자가 머물던 응급실은 이 병원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으며 같은 층에 있는 투석실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76번 환자 발생 이후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돼 기관 코호트 격리를 받고 있다.
◇ 76번 환자 통한 감염 환자 2명 또 늘어…4차 감염자의 58%
이와 함께 메르스 감염 환자로 추가된 168번 환자(36) 역시 76번 환자로부터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하루 추가된 3명의 환자 중 2명이 76번 환자와 접촉 후 메르스에 감염된 것이다.
168번 환자는 76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나와 건국대병원에 있을 당시인 지난 6일 엑스(X)레이를 촬영한 방사선사다. 167번과 168번 환자는 병원 격리 후 모니터링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76번 환자는 6일 저녁 건국대병원에서 격리되기 전까지 증상발현 후 한동안 방역당국의 통제를 벗어나 있던 사람이다.
지난달 27~28일 슈퍼 전파자 14번 환자와 같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머문 뒤 여러 병원을 옮겨다녔다.
그 사이 사설 구급대 구급차 운전자인 133번 환자(70), 같은 구급대 구급요원 145번 환자(37). 건국대병원 같은 병실 사용자 150번 환자(44), 강동경희대병원 레지던트 의사 160번 환자, 같은 병원 내원환자인 165번 환자가 이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날 167번과 168번도 이 환자와 접촉한 뒤 감염됐다. 이로써 76번 환자와 접촉한 뒤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은 사람은 모두 7명에 이른다. 이는 지금까지 발생한 12명의 4차 감염자의 58%에 해당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76번 환자가 6일 저녁 격리된 뒤 이 환자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은 사람의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가 20일 끝났다는 점이다.
당국은 이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예상외로 큰 만큼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을 중심으로 또다른 추가 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삼성서울병원서 또 의사 환자 발생
169번 환자는 4곳의 집단발병 우려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감염자다. 이 병원 보안요원인 135번째 환자를 담당한 이 병원 중환자실 의사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으로서는 11번째, 의사로는 4번째 감염자다.
2차 유행지였던 이 병원에서의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것은 이곳이 또다른 3차 유행지가 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직 이 환자가 증상 발현 후 진료를 계속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미 이 병원에서 넓은 범위의 바이러스 오염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우려있다. 만약 이 환자가 증상 발현 후 진료를 했거나 제대로 격리가 되지 않았다면 이런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병원에서는 전체의 49.1%인 8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0일을 제외하고는 환자 발생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메르스 격리병동에서 근무한 방사선사(162번 환자)와 간호사(164번 환자)가 병원에서 감염됐으며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은 사람(115번 환자)과 비뇨기과 외래 환자의 보호자(141번 환자) 등 응급실 밖에서도 2명의 환자가 나왔다. 166번 환자(62)의 경우 이 병원 암병동에 입원한 아내를 간호한 사람으로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경로가 불명확하다.
다행히 슈퍼 전파자 후보군에 있던 이송요원 137번 환자나 증상 발현 후 진료를 했던 의료진(의사) 환자인 138번 환자를 통한 감염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이들을 통한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집단 발병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