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취임 1년> 부산 첫 진보, 혁신하며 보수 속으로

혁신학교 운영·무상급식 확대 유예…보수와 폭넓은 소통
'기대 반, 우려 반' 걱정도…"방향 옳지만 아직 체감 못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21 06:31:08

△ 취임 1주년 맞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부산 첫 진보, 혁신하며 보수 속으로

혁신학교 운영·무상급식 확대 유예…보수와 폭넓은 소통

'기대 반, 우려 반' 걱정도…"방향 옳지만 아직 체감 못해"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김석준 교육감이 부산의 첫 번째 '진보 교육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교육행정을 이끈 지 1년이 됐다.

부산대 교수 출신인 김 교육감은 1980년대 초부터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에 참여했고 2002년, 2004년, 2006년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그는 2012년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을 맡았다가 탈당하고 정치활동을 중단하는 등 부산의 대표적인 진보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김 교육감의 당선은 동시에 기대와 우려를 불렀다.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한 공약을 놓고 부산시, 부산시의회와 대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선 제기됐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지난해 말 '재정난'이라는 현실을 고려, '1년 유예'를 전격 결정했다.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과도 교육발전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후 지난 3월까지 3차례 교육행정협의회를 열어 현안을 논의했다.

보수성향인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임혜경 전 교육감이 임기 4년 간 단 한 차례만 협의회를 열었던 것과 대조됐다.

김 교육감은 또 우명수·정순택·설동근 전 교육감을 비롯해 보수적인 교육계 원로는 물론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와 릴레이 간담회를 하는 등 소통의 폭을 넓혔다.

덕분에 부산시교육청이 보수 진영이나 부산시와 엇박자를 보이거나 잡음을 내는 일은 없었다.

그런 속에서도 김 교육감은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올해 3월 10개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혁신학교로 선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혁신학교는 주제별 통합교육을 하면서 현장·체험학습 위주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과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기초자치단체의 협조를 구해 학생들이 맞춤형 진로교육과 상담을 받으며 체험할 수 있는 진료교육지원센터도 부산시내 4개 구·군에 구축했다.

김 교육감은 또 본청과 교육지원청 조직을 대폭 줄여 남는 인력을 일선 학교에 배치했다.

이와 함께 정책사업 948건 가운데 25%인 235건을 폐지하고 15%인 138건을 축소해 교사의 업무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부산교육청은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전국 최하위 수준인 청렴도를 끌어올리려고 금품수수 사건이 발생하면 금액이 아무리 적더라도 고발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외부 인사를 모니터 요원으로 위촉했다.

시교육청이 고용이나 처우 문제 등으로 오랜 기간 갈등 관계를 유지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지난 4월 처음으로 임금 및 단체 협약을 체결한 것도 상당한 성과로 꼽힌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는 급식종사원, 영어회화 강사, 방과후 돌봄 전담 등 62개 직종에 1만650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혁신학교 운영에 따른 학력 저하 걱정이 여전하고 교사의 업무부담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줄지 않았다는 게 대표적이다.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종필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김 교육감은 진보 교육감이라는 꼬리표에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비교적 합리적으로 교육행정을 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며 "일선 학교의 업무부담을 줄였다고 하지만 교사들이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한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장은 "김 교육감이 추진하는 개혁 방향과 의도는 옳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속도를 더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교육감의 조직 장악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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