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문학계, 고칠 것 고쳐야…웃음거리 되면 안 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9 14:35:43

△ 소설가 이응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응준 "문학계, 고칠 것 고쳐야…웃음거리 되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신경숙(52) 소설가의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의 소설 '우국'(憂國)을 전면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소설가 이응준(45)이 "문제 제기에도 관계자들이 변하지 않는 모습에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씨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떤 분야든 문제가 제기될 수도, 안 좋은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다음이 중요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가 처음 신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16일 이후 신씨가 한 차례 미시마의 '우국'을 아예 알지 못한다며 부인하고, 단행본을 출판한 창비도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애매한 입장만을 취한 데 대한 반응이다.

이씨는 "고칠 게 있으면 고치면 되는 것이지, 남에게 웃음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신 작가와 출판사 창비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고, 이 일을 통해 한국문학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를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신씨의 표절 의혹을 추가로 제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폭로 의혹을 제기한 것은 신씨를 개인적으로 공격하려던 게 아니라 제가 몸담은 문학계에 도움이 될 것을 생각한 것"이라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다른 의혹 제기는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문학계가 작아져서 읽어주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가 온다 해도, 작가들에게 긍지는 있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긍지를 줄 수 있을까 생각했고, 부끄러운 마음에 기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을 쓰는 사람이 글 쓰는 사람의 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고, 문인이기 때문에 끝까지 글로 해결하고 싶다"며 "수차례 방송 출연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더 이상 동료 문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며 "저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생각한 문제를 이번에 '기록'했을 뿐이고 이것이 앞으로 한국 문단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정돈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한 이응준은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시집, 소설집, 장편소설 등 다양한 단행본을 출간했고 2013년 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앙선데이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정치·사회·문화 비평에도 발을 담갔다. 2013년 장편 '내 연애의 모든 것'이 SBS 16부작 드라마로 제작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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