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달> ⑧ 재개원 기약없는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집중관리병원 해제에도 28일까지 일단 휴원
"메르스 확산세 멈추고 불안감 없어지는 시점에 재개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8 05:11:08

△ 메르스 감염 집중 발생한 평택성모병원 (평택=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5일 보건당국이 메르스 감염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병원이 평택성모병원이라고 공표했다. 이날 오전 마스크를 한 취재진만이 목격될 뿐 병원 주변에 인기척은 뚝 끊어졌고 병원 입구에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잠정 휴원한다는 안내문만이 부착돼 있다. 2015.6.5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⑧ 재개원 기약없는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집중관리병원 해제에도 28일까지 일단 휴원

"메르스 확산세 멈추고 불안감 없어지는 시점에 재개원"



(평택=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자가격리에서 풀렸지만, 병원문을 열지 않았으니 그냥 쉴 수밖에요. 병원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저는 또 무슨 죄이고요. 다음 달엔 월급도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소속의 한 의사는 17일 "재개원이 언제 가능할 것 같냐"고 기자에게 되물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택성모병원 직원들은 지난 13일 모두 자가격리에서 풀려났지만 15일 간단한 대책회의를 한 뒤 16∼17일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직원들에게는 지난 1일 일제히 자가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전체 직원 277명 가운데 메르스 첫 환자가 입원(지난달 15∼17일)한 8층 병동 의료진 16명은 지난 1일 먼저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17일 이 병원을 찾았다. 출입문은 모두 굳게 닫혀 있었고 로비 유리문에는 지난달 31일 자 휴원 안내문이 아직도 붙어 있었다.

100대 수용 규모의 지상주차장은 구급차 등 차량 6∼7대만 세워진 채 썰렁했고 병원 앞 약국 2곳과 편의점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인근 LPG 주유소 직원은 "평택성모병원이 지난 2월 개원한 뒤 우리 주유소에도 병원을 이용하는 택시 등이 많이 찾아 병원에 고마웠는데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으로 알려진 뒤 주유소 이용차량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사정을 전했다.

이 직원은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격리에서 풀려나고도 재개원을 못한 채 집에서 쉬는 사람들 심정은 오죽하겠느냐"고 걱정했다.

평택성모병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림창을 띄워 안전한 진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8일까지 휴원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병원은 그러나 재개원 시점과 관련해서는 "메르스의 확산세가 멈추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없어지는 시점에 보건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산세가 멈추고 불안감이 없어지는 시점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평택지역에서는 최근 나흘(13∼16일) 동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격리자 숫자도 100명 밑으로 떨어지며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한 79세 할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다시 뒤숭숭해졌다.

특히 이 할머니의 손자와 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1곳과 고등학교 2곳이 임시휴업에 들어가며 교육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방역에서 한숨 돌리며 지역경제 활성화로 역량을 쏟던 평택시도 다시 메르스 확산 저지에 전력하는 모습이다.

시는 메르스 발병 후 처음으로 해당 할머니 환자의 발생 경위와 관련해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시민에게 발송했다. 시가 받아들이는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르스가 잠잠해지며 동정 여론이 일기를 기대했던 평택성모병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병원은 지난 13일 격리 해제 이후 보건소 위문방문 등을 통해 이미지를 쇄신하려다 혹시 모를 여론 악화를 우려해 계획을 접고 추이를 지켜보던 터였다.

평택성모병원의 한 직원은 "현재는 재개원을 논할 분위기가 아니다"며 인터뷰를 사양하고 '무대책이 상책'이라고 했다.

"선의의 피해자로 억울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메르스와 여론의 흐름만 지켜볼 밖에요. 평택시민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요"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