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비리 피의자 전락한 김호복 前충주시장의 인생유전

행시 합격해 승승장구…충북 최초의 세무공무원 출신 자치단체장 올라
잇단 당적 변경 논란 속 낙선 후 재기 못해…업체 탈세 도운 혐의로 구속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6 14:23:47

△ 김호복 전 충북 충주시장. <<연합뉴스 DB>>

세무비리 피의자 전락한 김호복 前충주시장의 인생유전

행시 합격해 승승장구…충북 최초의 세무공무원 출신 자치단체장 올라

잇단 당적 변경 논란 속 낙선 후 재기 못해…업체 탈세 도운 혐의로 구속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최초의 세무공무원 출신 자치단체장이라는 이색 경력으로 주목받았던 김호복(67) 전 충주시장이 세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 차례 충주시장을 지내고 연거푸 낙선의 쓴맛을 본 뒤 정치 재기를 노리던 그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회생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전 시장은 서울지방국세청 간세국장,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을 두루 지내며 순탄대로를 달렸다.

1999년 2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김 전 시장은 한 세무법인의 대표를 지내며 정치적 활로를 모색, 2001년 12월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 입당했다.

1997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동생이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일명 '세풍사건'의 연루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김 전 시장이었기에 당시 그의 한나라당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이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 전 시장은 2002년 이회창 후보의 경제특보를 맡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혀갔다.

그러나 2003년 11월 돌연 새로 창당한 열린우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으로 배를 갈아탔고, 이듬해인 2004년 6월에는 공천 문제로 탈당, 무소속으로 충주시장 재보선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2006년에는 논란 속에 한나라당에 재입당했다. 이로인해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그럼에도 한창희 전 충주시장의 중도 낙마로 2006년 10월 25일 치러진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김 전 시장은 정치 입문 5년 만에 선출직 기초자치단체장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민선 6대 충주시장에 취임한 김 전 시장은 세무 전문가라는 자신의 이력을 앞세워 '활기찬 경제, 역동하는 충주 건설'을 주창했고, 3년여 뒤 재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0년 충주시장 선거는 시장과 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김 전 시장과 당시 민주당 우건도 후보와의 대결 구도여서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김 전 시장의 458표 차 패배였다. 박빙의 승부였던만큼 선거의 후유증도 크고 길었다.

낙선한 김 전 시장이 우 전 시장을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고발,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우 전 시장이 취임 1년여 만에 중도 낙마한 것이다.

천금 같은 기회를 얻은 김 전 시장이었지만 2011년 10·26 충주 재보선에서 당내 공천 경쟁에서 밀리자 미래연합으로 또다시 당적을 바꿔 시장에 도전했지만 초반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이 선거에서 김 전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던 이종배 전 시장(현 국회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후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도 유력 출마자로 분류됐으나 결국 불출마했고, 점차 정치판에서 이름이 잊혀져갔다.

그러던 그가 뜻하지 않게 세무 비리에 연루돼 전격 구속되면서 또다시 세인이 주목하는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 전 시장은 지난 15일 괴산군에 제조공장을 둔 한 외식업체의 탈세를 도운 혐의(특가법상 알선 수재 등)로 검찰에 구속됐다.

김 전 시장은 2012년부터 3년여간 충북지역 외식업체의 고문으로 일하며 이 업체의 세금 탈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시장은 이 업체의 회계 관련 자문을 총괄하며 자문료 명목으로 3년 동안 1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출신으로 엘리크 코스를 밟다 선출직 자치단체장까지 오르면서 승승장구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영어의 몸이 돼 무죄임을 밝혀내기 위한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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