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부 "미군 공습에 '알카에다 거물' 사망"(종합2보)
실제 사망 여부는 확인 안 돼…미군, 리비아서 이례적 군사 작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17:30:21
리비아 정부 "미군 공습에 '알카에다 거물' 사망"(종합2보)
실제 사망 여부는 확인 안 돼…미군, 리비아서 이례적 군사 작전
(카이로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장재은 기자 = 2년 전 알제리의 천연가스 시설에서 대규모 인질극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거물'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이 리비아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군 공습 당시 벨모크타르가 폭격을 당한 곳에 머물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돼 그가 실제 사망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리비아 동부 토브루크에 거점을 둔 과도정부는 이날 "리비아 정부는 미국 전투기가 전날 밤 공습을 가해 테러리스트 벨모크타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미군 공습으로 벨모크타르와 함께 있던 테러리스트 용의자 6명도 사망했다고 리비아헤럴드는 전했다.
미군은 리비아 동부 아즈다비야로부터 약 18km 떨어진 농장에 모인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사르 알샤리아는 수니파 무장조직 IS의 연계 단체로 의심받고 있다.
미군 폭격 당시 이 농장에서는 벨모크타르와 안사르 알샤리아 지도자들이 회동하고 있었으며 인근 땅이 흔들릴 정도의 강한 폭발이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덧붙였다.
그러나 안사르 알샤리아를 잘 아는 한 이슬람주의자는 미군 공습 당시 벨모크타르가 그 폭격 지점에 머물고 있지 않았다며 "알샤리아 대원 4명만이 사망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 국방부도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 AQIM의 지도자인 벨모크타르를 표적으로 삼은 폭격이 13일 밤 리비아에서 이뤄졌다고 확인하면서도 벨모크타르의 사망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대변인인 스티브 워런 대령은 "대테러 폭격은 미군기로 이뤄졌으며 표적은 벨모크타르였다"고 말했다.
워런 대령은 "작전의 성과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공개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구체적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미국은 공습 당시 F-15 전투기 2대를 투입해 225㎏짜리 폭탄 여러 개를 발사하는 방식으로 이번 폭격을 감행했다고 AP통신이 미국 관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미국의 이번 리비아 공습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수니파 무장조직 IS(이슬람 국가)를 격퇴하기 위해 주로 이라크, 시리아에서 공습 작전을 펼쳐왔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토브루크의 과도정부와 이슬람계 민병대가 트리폴리에 세운 정부 둘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 IS를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까지 난립해 극도의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
벨모크타르는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한 외국인 인질 38명을 살해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벨모크타르에게 테러리즘 혐의를 적용하고서 그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를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약 55억6천만원)를 걸었다.
알제리 출신의 벨모크타르는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내전에 참전한 애꾸눈 노병으로 북아프리카의 밀수, 납치, 반란 사건의 배후자에 자주 거론돼 왔다.
아프리카 차드 정부군은 2013년 말리-알제리 국경에서 벨모크타르를 사살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으나 이후 벨모크타르가 살아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그가 이끄는 AQIM은 외국 구호활동가나 여행가를 납치해 뜯어낸 몸값으로 테러 무기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해왔다.
기밀을 취급하는 미국의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벨모크타르가 미국과 서방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인물로 폭격을 받아 마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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