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라 일손 귀한데…" 메르스, 대학생 농활도 '발목'

"학생·농민 서로 부담" 취소 잇따라…"추이 살피자" 늦추기도
예정대로 농활 나선 대학들 "안전성 확보된 가까운 곳 선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17:02:38

△ <<연합뉴스 DB>>

"가뭄이라 일손 귀한데…" 메르스, 대학생 농활도 '발목'

"학생·농민 서로 부담" 취소 잇따라…"추이 살피자" 늦추기도

예정대로 농활 나선 대학들 "안전성 확보된 가까운 곳 선택"





(전국종합=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해마다 여름이면 해오던 대학생들의 농촌봉사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교육부가 단체 활동 자제를 권고하면서 농활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15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해마다 덕산면 등 12개 마을로 여름방학 농활을 왔던 국민대 총학생회가 올해는 봉사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국민대 총학생회는 2005년 여름 덕산면 수산1리에서 봉사활동을 한 인연으로 이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10년째 여름방학이 되면 제천을 찾았다. 그 인원만 해도 매년 400여명에 달해 일손이 부족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올해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안전 문제 때문에 고심 끝에 봉사활동을 취소하기로 했다.

덕산면 관계자는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리는 가뭄으로 농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봉사를 오는 학생들이나 이들을 받는 마을주민이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며 "올해는 봉사활동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민대와 마찬가지로 10년째 충주시 주덕읍 등을 찾아 농촌봉사활동을 해 온 성균관대 학생들도 올해 일정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384명의 학생이 주덕읍과 금가·살미면 지역에서 고추밭 잡초 제거, 마늘 수확 등을 도왔던 성균관대이지만 역시 메르스가 발목을 잡았다.

대구대학교도 총대의원회 주관으로 오는 22일부터 4박 5일간 1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경북 김천시 개령면 일대에서 농촌 일손 돕기를 전개하기로 했던 계획을 메르스 확산에 따라 전격 취소했다.

매년 이맘때면 200∼300명의 학생이 농촌봉사활동에 나섰던 고려대와 경희대 역시 올해는 중단했다.



최근 가뭄으로 이중고를 겪는 농촌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일부 대학들은 당분간 메르스 추이를 살펴보겠다며 농활 시기를 늦추는 길을 선택했다.

충북에서 유일하게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옥천 지역을 방문하려던 서울대 총학생회는 애초 오는 26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일정을 8월 1일로 한 달 이상 연기했다.

메르스 발병 이후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옥천 지역 농가에 300∼35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찾아와 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예정대로 강행할 수 없다는 게 총학생회 측의 설명이다.

매년 600명 안팎이 농활에 참가하던 연세대도 같은 이유로 오는 22일부터 8박 9일간 가려던 농촌봉사활동을 다음 달 20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축소·연기했다.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농촌봉사활동을 계획했던 아주대, 강원대, 한림대, 인하대, 인천대, 경남대, 창원대 등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로 일정을 미뤘다.

메르스가 부담스럽지만 예정대로 농촌봉사활동을 강행하기로 한 대학들은 메르스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면서 가급적 가까운 곳으로 장소를 정했다.

3년째 충북에서 여름방학 농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충북대 총학생회는 다음 달 20일부터 24일까지 1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청주시 미원면에서 농가 일손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옥천에서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메르스를 고려해 이동거리를 최대한 짧게 잡은 것이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학생 1천여명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영남대나 150여명이 참여하는 대구가톨릭대도 각각 인접한 성주군과 봉화군으로 방문지를 잡았다.

강진·장흥군을 찾는 전남대나 서천군을 찾는 충남대도 시·도 경계를 넘는 것은 피했다.

충북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한 농촌 사정을 고려해 메르스 사태가 갑자기 악화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농촌봉사활동을 떠나려고 한다"며 "다만 위생용품 등을 철저히 챙겨 안전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창해·김은경·오수희·최종호·이재현·이덕기·김근주·신민재·형민우·이은중·황봉규·김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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